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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 유가 100달러 돌파, 아시아 증시 급락 소동
아시아투데이◇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호르무즈 해협 마비에 '오일 쇼크' 공포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장중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해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블룸버그통신은 브렌트유가 약 109달러, WTI가 110달러를 웃돌았다고 전했고, 로이터통신은 브렌트유 선물이 장중 111달러, WTI 선물이 111달러대까지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브렌트유 가격이 중동 전쟁 발발 이전보다 약 50% 상승했다고 전했다.
유가 급등의 핵심 원인은 세계 에너지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세계 원유와 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이 해협에서 유조선 운항이 사실상 멈추면서 1000여척의 선박이 통항을 기다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 공급망 붕괴 가시화…이라크·쿠웨이트·카타르 '불가항력' 선언 속출
생산 차질도 잇따르고 있다. 이라크 남부 주요 유전 생산량은 하루 약 430만 배럴에서 130만 배럴 수준으로 약 70% 감소했다.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 KPC는 전날 불가항력을 선언하고 원유와 정제 처리량을 줄였고, 세계 2위 LNG 생산국 카타르는 주요 LNG 시설이 공격을 받으면서 공급 차질이 발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라스타누라 정유시설도 가동이 일시 중단됐으며,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도 생산 속도를 늦추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나타샤 카네바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총괄은 이번 상황을 두고 '상상할 수 없는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 에너지 위기에 아시아 금융시장 '패닉'…한·일 증시 동반 폭락
에너지 가격 급등의 충격은 특히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크게 나타났다. 9일 한국·일본·대만·홍콩·중국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약 2.9% 하락했고 중국 CSI300 지수도 약 2% 내렸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5.9% 떨어졌다.
한국 증시는 장 초반 8% 넘게 급락하면서 거래가 일시 중단됐고 최근 1주일도 되지 않아 두 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일본 증시에서도 닛케이225 평균주가가 장중 4200엔 넘게 급락했고, 도쿄(東京)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 상장 종목의 90% 이상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와 유럽 경제가 이번 충격에 특히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모리스 옵스트펠드 미국 버클리대 교수는 유럽과 아시아는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아 거시경제적 충격에 더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 물류비 급등과 안전자산의 배신…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
전쟁의 여파는 물류와 공급망에도 확산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두바이 공항 폐쇄로 전 세계 항공 화물의 약 20%가 중단됐고,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항공 화물 운송 비용도 크게 상승했다. 덴마크 해운·물류 기업 머스크는 중동 지역으로 향하는 화물 예약 대부분을 중단했고, 세계 최대 컨테이너 해운사 MSC도 페르시아만으로 향하는 화물을 인근 항구로 우회시키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도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고,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했으며 금 가격은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과 경기둔화 위험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 에너지 수출국 미국도 고물가 압박…1970년대 이후 최악의 에너지 충격 경고
미국은 에너지 생산국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충격이 제한적이지만 소비자 부담은 커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3.45달러로 1주일 사이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단기적인 유가 상승은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한 '매우 작은 대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1970년대 석유 파동 이후 가장 심각한 에너지 충격으로 발전해 세계 경제 성장에 큰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