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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이 日에 155km 뿌렸다면…부질없는 가정인 것 아는데, 고영표 선발카드 결과적으로 아쉬웠다
마이데일리
류지현 감독의 고영표 카드는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고영표는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과의 1라운드 C조 맞대결서 선발 등판, 2⅔이닝 3피안타(3피홈런) 4탈삼진 1볼넷 4실점했다.
고영표는 본래 체인지업 마스터다. SBS에서 경기를 중계한 이대호 해설위원은 타자의 관점에서 “공이 서 있다 들어오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런 느낌이 들면 좌타자라도 공략이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사실상 투심과 체인지업 투 피치다. 이를 일본도 알고 있다. 2021년 도쿄올림픽 준결승(5이닝 2실점)등판 기록도 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유난히 커브를 많이 썼다. 그러나 그 커브가 결국 독이 됐다. 아무리 커브가 느려서 타자들이 타이밍 맞추기가 쉽지 않아도 계속 보다 보면 결국 안타도 치고 홈런도 치기 마련이다. 3회 오타니 쇼헤이에게 맞은 홈런도 73.9마일 커브가 딱 치기 좋게, 몸쪽으로 적당히 높은 코스에 들어갔다. 스즈키 세이야에게 맞은 역전 솔로포 역시 71.7마일 커브가 한가운데로 들어갔다.
1회 스즈키에게 맞은 홈런은 체인지업이 한가운데로 들어간 케이스였다. 이것은 어쩔 수 없다. 주무기이기 때문에 안 던질 수는 없다. 그러나 과도한 커브 사용은 포수 박동원이 한번쯤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대호 해설위원의 지적이었다.
근본적으로 고영표가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투수가 아니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그런 고영표를 일본전 선발로 내세울 수밖에 없었던 건 결국 대표팀의 선발진 사정이 베스트가 아니라는 방증이다.
물론 대표팀은 대만, 호주전이 진짜 중요하다. 일본전을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으니, 적당히 게임흐름을 만들어줄 카드가 필요했다. 류지현 감독과 김광삼, 류택현 투수코치가 고심을 거듭한 끝에 고영표로 결정했을 것이다. 그 고민 자체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단, 선발진에 좀 더 강한 카드들, 근본적으로 구위 좋은 선수들이 좀 더 합류했다면 일본전에도 강한 카드를 집어넣을 수 있지 않았을까. 2월에 갑자기 제외된 원태인(삼성 라이온즈)과 문동주(한화 이글스)는 그렇다고 쳐도, 작년 8월 어깨 수술로 복귀가 늦어진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내구성이 약한 구창모(NC 다이노스) 카드를 쓰지 못한 게 아깝다.
하다 못해 안우진이 작년 8월에 안 다치고, 정상적으로 지난 시즌 막판 복귀해 이번 대회에 나왔다면 안우진이 가장 중요한 대만전이나 호주전에 들어가고 이날 일본을 상대로 류현진이나 곽빈을 내세울 수 있지 않았을까. 아니면 안우진을 아예 과감하게 일본전에 써볼 수도 있었다. 건강만 하면 안우진이 한국 최고투수라는 걸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