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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노출에도 빨간 뚜껑 소주 매출 반등 미미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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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소주 시장을 대표했던 독한 소주, 이른바 ‘빨간 뚜껑 소주’가 유명 인사의 언급과 방송 노출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반등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문화 변화와 저도주 선호 확산이 맞물리면서 고도수 소주의 존재감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5년 10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과 가진 ‘치맥 회동’에서 도수가 높은 소주를 곁들인 모습이 포착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어 올해 초 공개된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최강록 셰프가 ‘빨간 뚜껑 소주’를 들이키는 장면이 등장하면서 고도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번 쏠렸다.

그러나 이러한 화제성은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이슬 오리지널(20.1도)을 생산하는 하이트진로와 처음처럼 진(20도)을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주류업계에 따르면 2025년에 이어 올해도 고도주 판매량 변화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방송이나 유명 인사의 언급이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설명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유명 인사 노출로 일시적인 관심이 생길 수는 있지만 전체 주류 시장 자체가 축소되는 흐름이어서 유의미한 판매량 증가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편의점 등에서 재고 확보 차원의 일시적 수요는 있었으나 지속적인 추가 주문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도 “현재 주류 시장은 종목을 가리지 않고 전반적으로 소비가 위축된 상태”라며 “고도주는 중장년층 중심의 고정 수요는 있지만 대중적인 수요 확산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실제 유통 채널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참이슬 오리지널(20.1도)의 2025년 10월부터 2026년 2월까지 매출은 전년 대비 15.3% 증가했다. 그러나 젠슨 황 회동 직후 주말 매출 신장률은 직전 주 대비 1.3%에 그쳐 사실상 반짝 특수조차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CU 역시 비슷한 기간 12.8%의 신장률을 기록했지만 특정 이슈에 따른 폭발적인 판매 증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달라진 음주 문화를 꼽는다. 주요 소비층인 M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저도주와 제로 슈거 소주가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집에서 가볍게 술을 즐기는 ‘홈술’ 문화가 확산되면서 과거처럼 높은 도수의 소주를 중심으로 한 회식 문화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취하기 위해 소주를 마셨다면 지금은 맛과 가벼운 음용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많다”며 “유명 인사 노출만으로 판매가 움직이던 과거와는 소비 패턴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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