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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두나무, '한국판 코인베이스' 될까
데일리임팩트
두나무가 기존 거래소 수익모델을 벗어나 웹3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청사진을 내놨다. 네이버파이낸셜과의 사업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진출에 나서 '한국판 코인베이스'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규제 리스크로 합병 시너지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업 확장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과 합병 간담회에서 "디지털 자산이 송금과 결제를 넘어 여수신, 투자, 자산관리, 자본시장 등 금융 시스템 전반을 통합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합병을 통해 거래소 중심 사업 모델에 머무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말을 의역하면 국내 웹3 금융 1위로 꼽히는 두나무와 웹2 금융 강자 네이버파이낸셜이 각자의 장점을 결합해 '한국판 코인베이스'로 도약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두나무가 청사진으로 제시한 코인베이스는 실제로 매매 수수료 중심 거래소 모델에서 벗어나 매출 다변화를 이뤄낸 사례로 꼽힌다. 코인베이스가 공개한 지난해 4분기 주주서한에 따르면 매출은 17억8100만달러(약 2조4579억원)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거래 매출은 9억8270만달러(약 1조3561억원), 구독·서비스 매출은 7억2740만달러(약 1조38억원)로 구독·서비스 매출 비중이 총매출의 40.8%에 달했다. 특히 구독·서비스 내 스테이블코인(USDC) 관련 매출은 3억6410만달러(약 5025억원)로 해당 부문 매출의 약 50.1%를 차지했다. 여전히 거래 대금과 거래소 업황에 실적 변동성이 크게 연동되는 업비트와 대비되는 지점이다.
두나무 또한 자체 메인넷 기와체인을 공개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과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대한 의지를 비추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국내 규제와 제도 환경을 감안할 때 네이버파이낸셜과 그리는 '한국판 코인베이스'의 실현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선 규제와 금융 인프라 제약이 합병 시너지의 현실화를 늦출 변수로 보고 있다. 국내 디지털자산 제도는 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자산보관·불공정거래 규율이 강화된 데 이어, 법인 참여 역시 전면 허용이 아닌 단계적·시범 허용 기조로 설계되고 있다. 업계가 기대하는 기업·기관 자금 유입,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정산 사업 확대 역시 당국의 인허가·감독 체계와 은행권 실명계좌 심사 구조를 동시에 통과해야 하는 만큼 속도전이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이에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결합으로 플랫폼·결제 접점은 넓어질 수 있지만, 오히려 대형 플랫폼과 거래소의 결합에 따른 데이터 결합 범위, 이해상충, 소비자보호, 반독점 심사 이슈가 추가로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해외 진출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국에서 검증된 거래소-결제-플랫폼 결합 모델이 해외에서 그대로 통하기 어렵고, 국가별 라이선스 체계와 소비자보호 규제가 상이한 데다 현지 거래소·슈퍼앱·은행 등 기존 강자가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서다. 네이버페이의 해외 결제 확장 역시 자체 인프라만으로 성장했다기보다 현지 결제망과의 제휴 확대가 핵심 동력이었던 만큼, 두나무-네이버파이낸셜 연합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단순 서비스 이식이 아니라 관할별 인허가 확보와 현지 파트너십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장 관계자는 “AI 에이전트 확산과 기관·기업 간 거래(B2B)에서 활용되는 디지털자산 수요 증가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네이버와 두나무의 결합 역시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핀테크와 디지털자산을 결합해 결제 시장 선점에 나서려는 목적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규제가 중앙은행 중심의 보수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시점에서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반쪽짜리 시너지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두나무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웹3와 핀테크의 결합이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3사(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의 협력은 이러한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각 사가 각자의 영역에서 이미 검증된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사업 분야도 크게 겹치지 않는 만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적합성을 갖춘 규제 방향이 뒷받침돼 K핀테크가 디지털금융 패러다임 전환의 주요 무대가 될 수 있도록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