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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아내에서 '보훈 대상자'로…참전유공자 배우자에 '특별한 보상'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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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유공자가 사망하면 치열한 전장을 누볐던 유공자의 헌신은 기록으로 남는다. 그러나 그 곁을 묵묵히 지켜온 배우자들은 유공자 사후 지원이 끊겨, 경제적·정서적 소외를 감내해야 했다.

정부가 이 같은 소외를 17일부터 메운다. 정부는 앞으로 참전유공자 배우자를 국가가 공식 예우하는 '보훈 대상자'로 인정하고, 배우자도 관련 지원을 신청할 수 있게 했다.

국가보훈부는 '참전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시행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시행령 개정이 '참전유공자'의 배우자에게 집중된 이유는 그동안 이들이 보훈 체계에서 가장 소외된 계층이었기 때문이다.

기존 국가유공자법의 적용을 받는 전몰·순직군경 등의 유족은 이미 법적 지위와 함께 보상금을 지급받아왔다. 반면 6·25전쟁과 월남전에 참전해 생환한 참전유공자들은 본인 생존 시에만 '참전명예수당'을 받을 뿐, 사망 후에는 그 예우가 가족에게 승계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영웅이 떠난 뒤 남겨진 배우자들은 '유공자의 아내'라는 명예만 남은 채 경제적 빈곤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았다. 보훈부가 이번에 '참전유공자법' 시행령을 별도로 개정해 배우자 등록제와 생계지원금을 신설한 것은 국가가 유공자의 헌신뿐만 아니라 그 헌신을 뒷바라지해온 배우자의 고통과 인내까지 공적 영역에서 인정하겠다는 상징적 조치다.

유공자 배우자들은 17일부터 전국 보훈관서에서 등록 신청을 마치면 '국가보훈등록증'을 발급 받을 수 있다. 국가가 배우자를 독립된 예우 대상으로 인정하는 첫 조치다. 생활 지원도 함께 이뤄진다. 80세 이상이면서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인 배우자에게는 매달 15만 원의 생계지원금이 지급된다.

보훈부는 약 1만7000여 명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 저소득 배우자에게는 의료비나 주거비 등 필수 지출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이미 유공자가 세상을 떠나 홀로 남겨진 배우자들에게도 신청을 통해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대한민국 보훈 정책의 패러다임을 '개인'에서 '가족'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참전 세대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지원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대책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참전유공자들의 남겨진 배우자를 예우하는 것은 보훈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으로 보답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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