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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는 환호, 한쪽에서는 눈물…승리 뒤 코트에 남은 카리의 눈물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이날 경기에서는 현대건설은 1세트를 먼저 내줬으나 2세트부터 강력한 공격과 조직력을 앞세워 경기를 뒤집으며 승리했다. 카리(22점), 양효진(19점), 자스티스(17점), 이예림(13점) 등 많은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고른 활약을 펼쳤다.
현대건설은 이번 승리로 승점 61을 기록, 1위 한국도로공사(승점 63)를 바짝 추격하며 시즌 막판 정규리그 우승 경쟁에 불을 지폈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승점 확보에 실패하며 봄 배구 진출이 점점 멀어져갔다.
경기 후 가장 주목을 받은 장면은 현대건설의 외국인 공격수 카리의 모습이었다. 이날 카리는 팀 내 최다 22득점을 올리는 등 공격에서 맹활약했지만 뜨거운 환호와 달리, 코트 한쪽에는 다른 공기가 흘렀다.
경기 내내 강타를 꽂아 넣으며 포효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고요하고도 절박한 표정이었다.
사실 이상 징후는 경기 중에도 감지됐다. 점프 후 착지할 때마다 미세하게 찡그려지는 얼굴, 타임아웃 때마다 무릎을 두드리며 상태를 확인하던 장면. 그럼에도 그녀는 "괜찮다"라는 듯 다시 코트로 들어섰고, 승부처마다 해결사 역할을 자처했다. 투혼에 가까운 집중력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직후 벤치의 시선도 한곳에 모였다. 감독과 코치진들은 쉽게 다가가지 못한 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봤다. 트레이너가 급히 다가와 상태를 살폈고, 동료 선수들은 조용히 어깨를 감싸안았다. 승리의 환호로 가득했던 코트였지만 카리 주변만큼은 차분해졌다. 승리의 기쁨과 한 선수의 눈물. 같은 공간, 전혀 다른 온도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카리가 경기 중에도 통증 속에서 투혼을 발휘했지만, 경기 후에는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앞으로 무릎 상태를 면밀히 체크하며 선수 건강을 최우선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승리로 현대건설은 연승을 이어가며 정규리그 우승 경쟁에 더욱 힘을 실었으나 카리의 건강 문제는 시즌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 압박 붕대를 풀어낸 뒤 무릎을 감싸 쥔 채 흘린 눈물. 그 눈물은 단순한 통증 이상의 무게로, 코트 위에 오래도록 남았다.
[승리 후 벤치에 앉아 자기 무릎을 잡고 눈물 흘린 카리 / 한국배구연맹(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