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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에디션 대표 “맛은 감각, 지속엔 시스템” K-푸드 산업화 가속도 붙이는 ‘멀티비즈니스 시스템 운영자’ [인물 포커스]
웰스매니지먼트
그는 단순한 레스토랑 운영자를 넘어, K-푸드를 하나의 산업으로 설계하는 CEO이자 법무법인, 아트갤러리, 세탁산업, 부동산개발 영역을 아우르는 멀티비즈니스 시스템 운영자다.
조 대표가 최근 심혈을 기울이는 곳이 외식·문화·라이프스타일 계열기업 가운데서도 미스코리아 BBQ다. 이곳은 뉴욕 코리아타운의 상징 같은 존재여서 교포들 뿐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K-푸드 1세대 브랜드다. 그가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입하긴 하지만 그의 시선은 단일 매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핵심은 ‘성공한 매장’이 아니라,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세대교체 아닌 경영방식 전환
조 대표는 미스코리아 BBQ를 창업한 소피아 이 회장의 며느리다. 특이하게도 아들이 아닌 며느리가 2세 경영 바통을 넘겨 받았다. 자연히 변화가 조 대표의 손끝에서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2세 경영체제가 아니다.
조 대표는 “세대교체가 아니라 경영방식 전환”이라고 단언한다. 감각과 카리스마로 움직이던 1세대 외식모델에서 벗어나 데이터·법·인사·운영 매뉴얼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시스템을 구축해 가동하고 있어서다.
법조인 출신이라는 이력은 조 대표의 외식경영 철학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다. 그는 한국에서 화학공학과 식품영양학, 외식경영을 전공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로스쿨에 진학했다.
변호사로서 FDA 컴플라이언스, 노동·이민 규제, 지식재산권 문제를 두루 다뤄 유명 이민 변호사 반열에도 올랐다. 그래서인지 그는 외식업에서 흔히 간과하는 ‘보이지 않는 위험’을 누구보다 잘 안다. “누가 주방에 서느냐에 따라 맛이 흔들리는 식당은 오래 못 가지만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으면 사람이 바뀌더라도 브랜드는 남는다”는 지론도 그의 남다른 이력에서 비롯된다.
‘줄 서는 고깃집’서 ‘경험하는 공간’으로
조 대표의 손에서 미스코리아 BBQ는 빠르게 변모 중이다. 대기 줄이 길던 고깃집은 예약 중심의 공간 비즈니스로 재편됐다. 층별 콘셉트를 달리해 고객 경험을 세분화했다. 단순하게 매장 구성을 바꾼 게 아니라 역사와 문화 스토리를 입혔다.
1층은 활기 넘치는 BBQ, 2층은 왕의 식탁을 떠올리게 하는 다이닝 공간, 3층은 ‘미스코리아 블랙’을 통해 갈비와 궁중요리를 코스로 풀어낸다. 메뉴판에는 삼겹살과 갈비만 있는 게 아니다. 신선로·구절판 같은 전통 메뉴에 역사적 스토리텔링을 덧입혔다. “외국인 고객들은 이제 K-푸드를 신기해하는 단계를 지나 왜 이런 음식이 나왔는지, 어떤 문화에서 왔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는 그의 말이 그대로 구현된 셈이다. 그는 곧 미스코리아 프리미엄 소주도 공개해 고객 입맛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조 대표의 산업화 구상은 미스코리아의 브랜드 가치를 올려 그 낙수효과를 계열 자매 브랜드로 이식하는 방식으로 구체화된다. 그가 2년 반 전부터 뉴욕에서 운영 중인 K-디저트 브랜드 ‘고고장(GOGOJANG)’, 1년 만에 준비를 마치고 개장에 시동을 걸고 있는 치킨 브랜드 ‘꼬끼오(COQIO)’는 그의 프랜차이즈 실험 전진기지다.
고고장은 단순한 카페가 아니다. 한국의 디저트 문화를 뉴욕식 라이프스타일로 재해석한 브랜드다. 조 대표는 “미국 시장에서 디저트는 감정 소비에 가깝다”며 “맛과 함께 문화적 맥락이 있어야 반복적인 방문이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고고장은 이미 투자 테스트를 거쳐 복수의 확장 시나리오를 추진 중이다.
치킨 브랜드 꼬끼오는 전략이 더 분명하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힌두 등 다양한 종교·문화권 소비자까지 겨냥한 프라이드 치킨 모델이다. 그는 “미국은 수요가 보여도 규제와 인력 문제 때문에 확장이 막히는 경우가 많다”며 “처음부터 프랜차이즈를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투자 + 비자’까지 전방위 해결사
조 대표의 차별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투자와 비자 문제까지 함께 해결하는 외식경영 설계자다.
미국 시장 진출을 고민하는 한국인 사업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지점을 콕 집어 해소해준다. “미국에서 F&B사업을 한다는 건 단순히 자본을 투입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람과 조직이 함께하는 운영 구조가 있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외식 프랜차이즈를 미국 내 투자 구조와 연결해서 합법적인 체류와 경영이 가능하도록 설계해준다. 일정한 규모의 투자를 통해 매장을 열고, 현지 고용을 창출하면서 장기체류까지 이어지도록 한 모델이다.
고고장과 꼬끼오는 이런 구조를 전제로 설계됐다. 조 대표는 단순한 경영 컨설턴트가 아니라 직접 사업체를 운영해본 사람이기도 해서 현지 업계에선 그를 외식업 투자와 비자를 동시에 푸는 ‘해결사’로 부른다.
“K-푸드는 유행이 아닌 산업”
조 대표의 인스타그램 계정(@i_aracho)에는 그의 경영 방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뉴욕 패션위크 기간에 문화행사, 링컨센터와 쌍벽을 이루는 뉴욕시티센터 같은 예술기관과의 협업은 물론 커뮤니티 이벤트까지. 사진 속의 그는 늘 현장 한가운데 있다.
조 대표의 인스타 계정은 홍보 수단이라기보다 K-푸드를 문화·예술·라이프스타일과 연결하려는 실험적 기록에 가깝다. 그는 “혼자서 문화를 만들 수는 없다”면서 협업에 방점을 찍는다. 외식업을 ‘팔로워 산업’이 아닌 ‘문화 허브’로 키우겠다는 의지다.
이러한 조 대표가 가장 경계하는 단어는 ‘트렌드’다. 그는 “K-푸드는 이미 유행을 지나 이제는 산업의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한다. 산업이 되려면 표준화, 시스템, 자본, 인재가 모두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는 확장을 서두르지는 않는다.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선행되어야 한다”는 원칙에 철저해서다. 그의 목표는 명확하다. 미국 시장에서 K-푸드의 기준(anchor)을 세우는 것. 제대로 작동하는 모델이 있어야 많은 K-푸드 브랜드가 시행착오를 덜 겪으며 확장 가능하다는 믿음이다.
‘미스코리아 2.0’에서 찾은 메시지
밤이 깊어도 미스코리아 BBQ가 자리한 맨해튼 32번가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하지만 풍경은 달라졌다. 줄 대신 예약, 소음 대신 대화, 음식 뒤에 이야기가 살아 있다. 조아라 대표가 이끄는 이런 변화는 요란하진 않지만 단단하다.
그는 셰프가 아닌 설계자로서 K-푸드에 문화와 역사를 입히고, 시스템이라는 뼈대를 세워 산업화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진심이다. 지금 뉴욕에서 그는 외식업체 CEO를 넘어 외식산업 설계자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 본 기사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