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 읽음
아담한 집이 있었다


아담한 집이 있었다,

이 집에 어느 날 손님이 찾아왔다

입[口]이었다

입 손님은 떠들고, 먹고 하품을 해대었다

점차 이 집에는 문에 구멍이 나서 찬바람이 숭숭 드나들고

뜰에는 잡초만 무성하게 되었다

 

어느 날, 이 집에는 또 한손님이 찾아왔다

손[手]이었다

새 손님한테는 감미로운 소리는 없었으나

한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근면이 있었다,

문구멍을 막았고 잡초를 뽑았다

텃밭을 일구고 과목을 심었다

회색이 되었던 집은 차차 푸른 집으로 바뀌었다

 

이 집은 바로 당신이다

지금 열리고 있는 그 입을 닫고 손을 움직여라

그게 푸른 삶의 비결이다

-정채봉의 ‘참 맑고 좋은 생각 중에서’-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