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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스라엘, 핵협상 갈등 속 이란 전격 공습
투데이신문
이란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주요 핵 시설 인근에서 폭발이 잇따른 가운데, 바레인·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 등 미군이 주둔 중인 걸프 국가에서 미사일 공격이 이뤄졌다는 보도가 나오며 전선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도 이란 지원을 선언하고 이스라엘 및 해상로 공격 재개를 예고했다.
AP통신과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이란에 대한 ‘예방적 공격’을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이란의 보복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본토 전역에 방공 사이렌을 발령하고, 자국 내 사업장 폐쇄와 휴교령을 발표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공습 이후 검은 연기가 치솟았으며, 이스파한·카라지·케르만샤 등에서도 폭발음이 감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지역은 이란의 핵 시설과 군사·통신 시설이 밀집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집무실 인근에서도 폭발이 발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메네이는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 고조되면서 최근 며칠 동안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란 정권의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미국과 공동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공격이 “용감한 이란 국민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가 일을 마치면 정부를 장악하라”라고 밝힌 발언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이번 작전이 사실상 이란 정권 교체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스라엘 채널12는 이번 작전이 수개월에 걸쳐 미국과 공동으로 준비됐으며, 합동 공격의 초기 단계가 나흘간 지속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란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성명을 통해 “대규모 미사일·드론 1차 공세를 개시했다”며 “이는 이란이슬람공화국에 대한 적대적이고 범죄적인 침략 행위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구체적인 발사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정부 연계 매체 누르뉴스는 탄도미사일이 ‘수십 발’ 발사됐다고 전했다. 국영 프레스TV는 발사 규모를 ‘30~75발’로 보도했다.
전선은 이스라엘과 이란을 넘어 바레인·카타르·UAE 등 페르시아만 남쪽에 위치한 걸프 국가들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CNN은 바레인 통신을 인용해 “바레인에 있는 미 해군 제5함대 정비센터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카타르 정부 관계자는 “자국 영공에서 이란 미사일 2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는 전언이 나왔다. 이란이 이스라엘뿐 아니라 페르시아만 일대에 전개된 미군 기지와 해군 전력에 대한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예멘 후티 반군도 개입을 시사했다. AP통신은 후티군 고위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이란을 지원하기 위해 선박 항로와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후티 반군은 그간 미국 행정부와의 합의에 따라 홍해 항로 공격을 중단해 왔으며,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휴전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도 멈춘 상태였다. 이번 결정은 사실상 분쟁의 해상 확전을 예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김진아 외교부 2차관 주재로 상황점검회의를 열어 교민 안전 대책과 대응 방안을 점검할 예정이다. 국방부도 동명부대와 청해부대 등 해외 파병부대의 안전 상황을 즉각 확인하고, 부대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임무를 수행할 것을 지시했다.
청와대는 곧바로 외교·안보 부처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NSC 실무위원회를 열었다. 이번 사태가 국내 경제 및 안보에 미칠 영향과 함께 이란과 인근 지역에 체류 중인 우리 교민의 안전대책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관련 상황을 긴급 보고받고 이란 및 인근 우리 교민의 안전을 최우선시하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현 이란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역내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모든 당사자들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은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단행됐다. 양국은 지난 26일 이란 핵 문제를 두고 3차 협상을 진행했으며, 다음 주 오스트리아 빈에서 후속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었다.
이로써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과 군사 지도부를 겨냥해 공습을 감행하며 이른바 ‘12일 전쟁’이 벌어진 이후 약 8개월 만에 양측의 군사 충돌이 다시 격화됐다. 당시에는 단기간 교전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미국이 전면적으로 작전에 참여하고 걸프 지역과 홍해까지 긴장이 확산되면서 중동 전역이 전면적 긴장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