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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되어버린 자들!... 김민석의 '가짜뉴스' 타령
최보식의언론
김민석 총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위험한 발언을 했다. 26일 그는 "정부 정책 호도와 인사 비방은 민주주의의 적"이라 규정하며 '발본색원'과 '일체의 관용 없는 엄정 대응'을 선포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국가 권력이 무엇이 '가짜'이고 '진실'인지 스스로 판결하며 비판 세력에 재갈을 물리는 행위야말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가장 전형적인 전체주의적 수법이다.
역사 속 전체주의 정권들은 언제나 '공동체의 수호'를 명분으로 권력을 휘둘렀다. 나치 독일은 '유언비어 유포'를 국가 전복 행위로 몰아 비판 언론을 숙청했고, 튀르키예의 에르도안 정권은 '가짜 뉴스 금지법'을 통해 정부에 불리한 모든 목소리를 '테러 조력'으로 낙인찍었다.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의 포퓰리즘 독재 정권들 역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짓 선동을 뿌리 뽑겠다"는 논리로 사법부와 수사 기관을 동원해 반대파를 압살했다.
김 총리의 발언이 위험한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민주주의의 적'이라는 낙인을 권력이 자의적으로 해석해 찍어대는 것은 무서운 흉기다.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과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의혹 제기는 민주 사회에서 시민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이자 권력을 견제하는 마지막 보루다. 이를 '가짜 뉴스'라는 모호한 틀에 가두고 검·경의 칼날을 들이대는 것은 시민들에게 "정부를 비판하려면 감옥에 갈 각오를 하라"는 공포 정치다.
이재명 정권 아래서 터져나온 이번 발언은 현 정권의 전체주의적 속성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민주주의는 '진실'을 국가가 독점하는 체제가 아니라, 다양한 '의견'이 충돌하며 합의를 찾아가는 제도이다. 권력이 스스로를 '진리의 심판자'로 자처하고 비판을 '공적(公敵)'으로 규정한다면, 그 체제는 민주주의의 탈을 쓴 독재다.
진정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은 정부에 대한 비판이 아니다. 오히려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권력의 오만함과, 법의 이름을 빌려 표현의 자유를 압살하려는 국가폭력이다.
김 총리가 말한 '발본색원'의 대상은 가짜 뉴스가 아니라, 권력의 입맛에 맞지 않는 목소리를 지우려는 그 위험한 발상 자체다. 민주주의는 비판의 자유를 먹고 자라며, 침묵을 강요하는 권력 앞에서 사멸한다.
참담한 것은 이 서슬 퍼런 '검열의 칼날'을 휘두르겠다는 자가 한때 민주화의 기수를 자처했던 86 운동권 출신이라는 점이다. 독재의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되어버린건가?
자신들이 그토록 혐오했던 보도지침의 현대판 변종인 '가짜 뉴스 발본색원'을 스스럼없이 외치고 있다. 과거의 훈장을 완장 차듯 두르고 국민의 입을 틀어막으려는 이들의 행태는, 이 나라 민주주의의 잔혹사다.
#표현의자유 #검열정치 #민주주의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