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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로 푼 정치㊻] 특별사면 제한 논쟁, 내란죄도 사면 가능할까
시사위크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을 제한하려는 ‘사면법’ 개정 논의가 국회에서 본격화하고 있다. 내란죄 등 헌정질서 파괴범죄를 사면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면서, 대통령 권한의 범위와 헌법적 한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정치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행 제도상 대통령은 거의 모든 범죄에 대해 특별사면을 할 수 있다. 이는 정치적 화해의 수단이 될 수도 있지만, 사법 판단을 무력화하는 권한이 될 수도 있다. 사면권은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그리고 왜 지금 제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지 Q&A로 풀어봤다.
Q. 특별사면은 무엇이고, 누가 결정하나
특별사면은 대통령이 특정인을 대상으로 형의 집행을 면제하거나 감경하고, 경우에 따라 복권까지 명할 수 있는 권한이다. 헌법 제79조는 대통령에게 사면권을 부여하면서, 일반사면은 국회 동의를 받도록 했지만, 특별사면은 대통령이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특별사면은 입법부나 사법부의 동의 없이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으로 결정할 수 있는 대표적인 헌법상 권한이다. 이 때문에 특별사면은 법적 판단을 뒤집을 수 있는 예외적 권한이면서 동시에 대통령 권력의 범위를 보여주는 상징적 수단으로 평가된다.
Q. 그런데 왜 특별사면이 문제라는 지적이 반복되나
특별사면이 본래 취지와 달리 권력형 범죄나 정치적 사건에 반복적으로 적용되면서 공정성 논란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사면 제도는 원래 재판 오류를 바로잡거나 사회 통합을 위한 예외적 장치로 도입됐지만, 실제로는 정치인이나 경제인, 권력과 가까운 인물이 포함되면서 “판결을 무력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또 구조적인 이유도 있다. 특별사면은 국회 동의가 필요 없고, 이를 심사하는 사면심사위원회 역시 법무부 소속 자문기구로 법적 구속력이 없다. 결국 대통령의 최종 판단을 실질적으로 막을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Q. 그래서 국회는 무엇을 바꾸려 하는가
현재 국회에는 특별사면을 제한하거나 절차를 강화하는 취지의 ‘사면법’ 개정안이 총 26건 발의돼 있다.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사면 대상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이다. 내란죄, 외환죄, 반란죄 등 헌정질서 파괴범죄나 부패범죄, 대통령 친인척이나 측근 등에 대해 특별사면을 금지하거나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는 권력자가 자신과 관련된 범죄를 사면하는 상황을 막겠다는 취지다.
둘째는 절차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사면 대상자를 국회에 사전 보고하거나, 사면심사위원회의 독립성을 높이고, 회의록 공개를 앞당기는 등 사면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방안이다.

내란죄는 헌정질서를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살인이나 경제범죄와 달리 국가 권력 구조 자체를 위협하는 범죄라는 점에서 사면 대상이 되는 것 자체가 적절한지 논쟁이 이어져 왔다. 실제로 국회에 발의된 다수 개정안은 내란죄와 외환죄 등에 대해 특별사면 자체를 금지하거나, 최소한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정치 권력이 헌정질서를 침해한 범죄까지 정치적 판단으로 면책하는 상황을 제도적으로 막겠다는 시도다.
Q. 그렇다면 현행 헌법상으로도 내란죄 사면은 가능한가
가능하다. 현행 헌법과 사면법에는 특정 범죄를 사면 대상에서 제외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즉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내란죄를 포함한 모든 범죄에 대해 특별사면을 할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사면권이 헌법상 권한이긴 하지만 동시에 헌정질서를 침해한 범죄까지 정치적 판단으로 사면할 수 있다는 점이 제도적 논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Q. 그렇다면 법으로 사면을 금지하면 해결되는 것 아닌가
문제는 헌법과의 충돌 가능성이다. 헌법은 대통령이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사면권을 행사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국회가 일정한 제한을 둘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헌법이 일반사면에만 국회 동의를 요구하고 특별사면에는 그런 제한을 두지 않았다는 점에서 특별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며 국회가 이를 제한할 수 없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즉 사면 대상이나 요건을 법으로 제한할 경우,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을 침해하는 위헌 입법이 될 수 있다는 논쟁이 불가피하다.

국회 보고 의무나 사면심사위원회 권한 강화, 회의록 공개 확대 같은 방안은 대통령의 권한 자체를 직접 제한하지 않기 때문에 위헌 논란은 상대적으로 적다. 다만 이런 방식은 사면 결정을 투명하게 만들 수는 있어도 대통령이 특정인을 사면하는 것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결국 정치적 판단에 따른 사면 가능성은 여전히 남게 된다.
Q. 사면 제한이 가져올 또 다른 문제는 없나
사면 제도의 본래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면은 단순한 정치적 조치가 아니라 재판의 오류를 교정하거나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예외적 장치이기도 하다. 만약 법률로 특정 범죄를 일률적으로 사면 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훗날 재판의 문제점이 드러나거나 예외적 구제가 필요한 경우에도 사면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즉 사면권 남용을 막는 효과는 있지만 필요한 사면까지 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Q. 결국 이번 논쟁의 핵심은 무엇인가
대통령 권한과 권력 통제 사이의 균형 문제다. 사면 대상 자체를 제한하면 남용을 직접적으로 막을 수 있지만 헌법상 권한 침해 논란이 발생한다. 반대로 절차만 강화하면 헌법 충돌 가능성은 줄지만, 실질적인 통제 효과는 제한적이다. 결국 특별사면 제한 논쟁은 단순히 형벌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 권한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그리고 헌정질서를 훼손한 범죄까지 정치적 판단으로 용서할 수 있는지에 대한 헌법 질서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