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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이스타항공, 대형 항공기 도입설 솔솔… 장거리 취항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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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대형 항공기를 도입해 장거리 취항지를 넓혀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이 현재 장거리 노선에 취항 중인 LCC며, 파라타항공도 기재를 추가 확보한 후 미주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진에어와 이스타항공도 대형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지속적으로 전해져 LCC들의 장거리 노선 취항지에 관심이 쏠린다.

진에어와 이스타항공이 현재 도입을 검토 중인 항공기는 보잉의 B787 기종이다. 해당 항공기는 현재 국내 항공사들 중 대한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운용 중이다.

먼저 진에어는 B787-9 기재 6대를 도입할 계획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현재 대한항공은 B787 계열 항공기를 총 29대 보유 중이며, 이 중 B787-9 기종은 14대다. 현재 대한항공이 주문하고 인도 대기 중인 B787-9 기종은 6대가 남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기종을 전부 자회사인 진에어에 빌려주는 형태로 이관하는 게 거론된다.

진에어는 2017년 11월 주식시장 상장에 앞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장거리 노선 취항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현 대한항공 부사장)는 대형기를 8∼9대 규모로 확보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등 동유럽 신규 노선 취항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이후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진에어의 유럽 취항은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진에어의 B787-9 도입에 대해 에어부산·에어서울과 합병한 통합 진에어로 출범하면서 장거리 노선에 취항해 티웨이항공을 견제하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진에어 측은 현재 B787-9 기재 도입 여부에 대해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에서도 “자회사의 경영 계획이나 방침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진에어가 B787-9 기재를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에는 현재 운용 중인 대형기 B777-200 기종 4대를 올 3월 중으로 퇴역시킬 예정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진에어 B777 기재는 현재 기준 기령이 18년, 19년, 20년(2대)으로, 노후 항공기로 평가된다. 진에어가 노령의 B777를 전부 퇴역 시키고 B787 기종을 다시 들여와 장거리 노선에 취항하고 중단거리 노선에도 대형기를 투입하면서 LCC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스타항공도 대형기 도입을 위한 사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며, 보잉 측에 B787 수급 상황 및 수익성 검토를 요청하는 등 구체적인 도입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의 B787 기재 도입 목표 시기는 내년(2027년)이다. 이스타항공은 B787 도입 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호주 시드니 등 수요가 많은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취항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대형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배경에는 모회사의 엑시트가 가장 큰 요인으로 평가된다.

현재 사모펀드 VIG파트너스 100% 자회사인 이스타항공은 보잉 B737-800 및 B737-8(737 MAX-8) 기재를 각각 10대씩 총 20대 보유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의 B787 기종 도입 추진 검토는 VIG파트너스가 항공사의 덩치를 키워 향후 엑시트 시 최대한 높은 차익을 올리기 위함으로 분석하고 있다.

동시에 최근 사세를 키우며 LCC 매출 1위 및 기단 규모 1위에 오른 티웨이항공과 3사 합병으로 몸집을 불리는 통합 진에어를 견제하기 위해 ‘장거리 취항’을 위한 대형기 도입을 검토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LCC들이 대형기를 도입하는 배경에는 한국의 지리적 특성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동북아시아에 위치해 동쪽으로는 일본이 가장 가까운 국가며, 일본 너머에는 태평양이 있어 중단거리 운항이 가능한 B737 계열로는 동쪽으로 신규 노선 취항이 사실상 불가하다. 즉 우리나라 LCC들은 서쪽과 남쪽으로 노선을 넓혀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중단거리 협동체인 B737 계열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B737의 차세대 기종인 B737-8 기종을 활용하더라도 서쪽·남쪽으로 가장 멀리 취항할 수 있는 국가는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다. 중동 지역이나 튀르키예를 비롯해 헝가리·크로아티아 등 동유럽까지 취항지를 확장하는 등 덩치를 키우기 위해서는 B787과 같은 대형 항공기가 필요하다.

또한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에 이어 신생 항공사인 파라타항공도 현재 A330 기종을 2대 보유 중으로 장거리 취항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현재 장거리 노선에 취항하지 않은 국내 LCC들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형기를 도입해 장거리 신규 노선에 취항하는 게 하나의 방법으로 거론된다.

한편, 보잉의 B787-9 기재의 항속거리는 1만4,010㎞로 우리나라 기준 미국 서부와 동부, 그리고 유럽, 오세아니아 등 광범위한 지역에 취항이 가능해 항공사 입장에서는 노선망을 다변화하기에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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