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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제안 나선 얼라인… 솔루엠 주총 ‘이목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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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중견 전자기기 부품기업 솔루엠을 향해 공세를 이어오던 ‘행동주의 펀드’ 대표주자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에 나섰다. 연초부터 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이사회 진입까지 추진하고 나선 모습이다. 중대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 솔루엠의 이번 정기주총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 소송 제기 이어 주주제안… 이사회 진입 노려

얼라인은 최근 솔루엠을 향한 주주제안에 나섰다. 제안한 안건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이사회 개편이다. 이사회 독립성 제고를 위해 독립이사 비율을 이사회 과반으로 상향하고, 독립이사 및 감사의 임기를 1년으로 단축해 주주의 재신임 기회를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이사회 내에 내부거래위원회, 평가보상위원회 등 전문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해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사회 진입도 노린다. 독립이사 후보 2명과 감사 후보 1명을 추천한 것이다. 독립이사 후보로는 서영재 전 DL이앤씨 대표와 나영호 전 롯데온 대표를 추천했다. 서영재 전 대표는 LG전자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전무까지 지냈고, 2024년 5월 DL이앤씨 대표로 취임했으나 두 달 만에 사임한 바 있다. 나영호 전 대표는 이베이코리아를 거쳐 2021년 롯데온 대표로 취임했으며, 2년 뒤 임기 연장 없이 물러났다.

감사 후보로는 곽준호 전 SM엔터테인먼트 감사를 추천했다. GS홈쇼핑과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OB맥주를 거쳐 KCFT(현 SK넥실리스)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지낸 재무전문가다. 특히 그는 얼라인이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행동주의를 전개할 당시 얼라인의 추천으로 감사에 선임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마지막은 보수 집행의 투명성 제고다. 얼라인은 대표이사 및 그 외 이사의 보수한도 및 성과보수를 분리 승인받도록 하고, 독립이사로 구성된 평가보상위원회에 주주가치 연계 보수 정책 수립을 위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솔루엠을 향한 공세에 돌입했던 얼라인이 처음으로 내놓은 주주제안이자 이사회 진입 시도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오는 3월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정기주총에서 치열한 표대결이 펼쳐지게 됐기 때문이다.

얼라인은 지난해 8월 말~9월 초 솔루엠 지분을 처음 취득해 공시의무가 발생했으며, 10월 말엔 보유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하고 본격적인 공세를 예고한 바 있다.

이미 소액주주연대와 대립각을 세워왔던 솔루엠에게 얼라인의 참전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솔루엠 소액주주연대는 지난해 정기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도입, 자사주 소각, 권고적 주주제안 신설 등을 주주제안으로 제시하며 주주행동에 본격 나선 바 있다. 주주제안은 모두 부결됐으나 의미 있는 성과도 있었다. 솔루엠이 보유 중인 자사주를 모두 최대주주인 전성호 대표에게 처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가 소액주주의 거센 반발 등 논란에 부딪혀 이를 전격 철회하고 자사주 전량 소각을 결정한 것이다. 이후에도 소액주주연대는 일감 몰아주기와 승계 등을 둘러싼 문제제기를 이어갔고, ‘트럭시위’에 나서는가 하면 대통령실 및 공정거래위원회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최근엔 소액주주연대와 얼라인이 나란히 소송을 제기하며 긴장이 더욱 고조된 상태다. 소액주주연대와 얼라인은 솔루엠이 지난해 6월 단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무효로 한다는 내용의 소송을 각각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제기했다. RCPS는 상환권과 전환권을 동시에 지니는 우선주로, 솔루엠의 RCPS 발행은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를 훼손하면서 전성호 대표의 우호 지분 및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RCPS 발행 전후로 전성호 대표의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은 16.49%에서 26.99%로 껑충 뛰었다. 이후 추가 매수까지 이뤄지면서 현재 전성호 대표는 27.34%의 지분을 확보 중이다.

이런 가운데, 주주제안이 제기된 이번 정기주총은 어떤 결과로 끝나든 중대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얼라인은 현재 솔루엠 지분 8.04%를 보유 중이다. 얼라인에 앞서 솔루엠 지분을 취득했던 또 다른 행동주의 펀드 브이아이피자산운용도 6.97%의 지분을 보유 중이고, 국민연금이 5.43%로 그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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