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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軍사관 임관식에서 부대 경례받고 '거수경례' 안 한 안규백 국방
최보식의언론
활이 과녁의 중심을 맞추는 것
)'을 의미한다.
최근 뜬금없이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무인기 침투사건에 대해 사과를 하고 919 군사합의를 복원하자는 제안과 북 김여정이 답하는 모습은 자기 소관 분야가 아닌 국방부의 업무를 관여하는 데, 당사자인 안규백 국방장관은 입다물고 있다. 하여튼 안 국방은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여져 왔던 부분에서 새로운 면모를 연일 보여주고 있다.
안규백 장관은 대전 계룡대에서 3군사관학교 통합임관식에서 부대 경례를 할 때 거수 경례도 안 했다. 그동안 많은 이들은 국방장관이 '민간인'이라 할지라도 부대경례 시는 당연히 거수 경례로 답했다. 그는 국방 수장이라기보다 행정부 국방 분야 대표라고 스스로 자리 매김하여 정부의 지침을 국방안보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같이 행동한다. 통일부장관이 자기 업무를 관여해도 조용하고 부대경례 시 국방장관으로서 답례하지 않는 모양새로 보아 그렇게 보인다.
북한이 느닷없이 2월 말에 예정되어 있던 5차 당대회를 19일 개최하면서 허둥지둥하는 것을 볼 때 뭔가 중요한 결정을 하는 듯한 모양새다. '당이 내건 목표를 달성했다'고 하면서 일꾼들의 나태함을 질책하는 앞뒤가 안맞는 오락가락하는 모양새를 볼 때 계속된 경제 제재로 호구지책을 감당하기가 버거운 모양인 듯하다.
이재명 정부가 한미연합 훈련을 둘러싸고 직면한 고민은 단순한 군사 일정 조정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외교·안보 노선 전체와 직결된 전략적 딜레마다. 표면적으로 “훈련을 조정할 수 있는가”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금의 국제질서 속에서 그것이 의미 있는 선택이 되는가”라는 구조적 질문에 가깝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 직후 연합훈련 중단을 전격 발표했다. 그 배경에는 김정은과의 정상외교를 통한 비핵화 성과 도출이라는 정치적 목표가 있었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핵무력 고도화 노선으로 급선회했고, 그 이후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새로 나온 미국 국가안보전략(NSS)과 국방전략(NDS)에서 ‘북한 비핵화’는 사실상 우선순위에서 후퇴했다. 미국은 협상을 통한 단기간 비핵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으며, 전략적 초점은 중국 견제와 인도·태평양 군사태세 강화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합훈련 축소나 중단은 더 이상 ‘협상 유도 카드’로 기능하기 어렵다. 오히려 동맹의 준비태세 약화를 자초하는 조치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즉, 과거에는 훈련 중단이 정치적 신호였지만, 지금은 전략적 공백이 될 위험이 더 크다. 이 부분이 현재 정부가 안고 있는 첫 번째 딜레마다.
두 번째 딜레마는 전시작전 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와 직결된다. 현 정부가 전작권 전환을 지속 추진하려 한다면, 그 전제는 한국군의 연합작전 수행능력 검증이다. 이는 이론이나 선언이 아니라 실제 연합훈련을 통한 단계적 검증을 필요로 한다.
2020년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유사한 상황이 있었다. 당시에도 훈련 축소 또는 조정 논의가 있었으나, 결국 전작권 전환 2단계 검증과 연합 대비태세 유지라는 현실적 요구 때문에 완전 중단은 불가능했다. 북한이 이미 하노이 이후 핵무력 강화를 노골화한 상황에서, 군사적 준비태세를 약화시키는 선택은 전략적 모순이었기 때문이다.
오늘의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북한은 ICBM, SLBM, 전술핵 운용 개념을 구체화하며 핵무력 법제화를 완료했다. 핵무장은 협상용이 아니라 체제의 영구적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노골적으로 국체라고 표현하면서 어떤 조건에서도 협상을 거부한다는 표현을 여러 차례 했다.
이런 상황에서 연합훈련을 줄이면서 전작권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은, 전략적 설득력이 부족하다.
전작권 전환은 주권의 상징이지만, 동시에 능력의 문제다. 능력 검증없이 상징만을 앞세우면 그것은 전략이 아니라 정치 구호에 머문다.
현 정부가 직면한 두 번째 난제는 바로 이 ‘능력과 명분의 충돌’이다. 여기서 북에 화해협력의 신호를 보내도 북의 반응이 뜨뜻 미지근한 근본 이유이다. 아마도 봄이 되면 개성공단 중단에 대한 사과와 더불어 무조건 재개를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전략은 흐름과 조짐을 보고 기미를 합리적으로 예측하는 분야이다.
세 번째 딜레마는 국내 정치와 동맹 관리 사이의 균형이다. 일부 진보 진영에서는 연합훈련 축소를 남북관계 개선의 출발점으로 보는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국정을 책임지는 정부는 지지층의 정서만으로 결정을 내릴 수 없다.
현재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하에서 한반도를 단지 ‘북핵 문제’의 공간으로 보지 않는다. 그것은 중국을 견제하는 전진기지이며, 역내 연합작전 네트워크의 일부다. 이런 구도 속에서 연합훈련은 단순한 대북 억지 수단이 아니라 대중 전략의 일부로 편입되어 있다.
한·미·일 연합 훈련 제안을 거절했던 우리 군은 서해안에서 미·중 공군기 대치 상황이 발생하자, 미국에 항의했다. 안 국방과 진영승 합참의장이 각각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전화해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주한미군의 역할을 ‘대북 억지’에서 ‘대중 견제’로 변경하려는 미국의 구상과 미중 갈등에 연루될 것을 우려하는 우리 정부 간의 이견이 수면 위로 떠 올라왔다.
따라서 한국이 일방적으로 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한다면, 이는 단순한 남북관계 신호가 아니라 동맹 신뢰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방위비 분담, 전략자산 전개, 확장억제 논의와 맞물릴 경우,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
결국 현 정부의 현실은 이렇다. 훈련을 줄이자니 전작권 전환과 대비태세에 모순이 생기고, 그대로 유지하자니 남북관계 개선의 상징적 카드가 사라진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지금의 국제정세에서 연합훈련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에 가깝다. 미국 전략 문서에서 비핵화가 사실상 후순위로 밀린 이상, 훈련 중단을 통해 협상장을 열겠다는 구상은 실효성이 낮다.
정권의 철학과 국제 구조가 충돌할 때, 지도자는 어느 쪽에 발을 디딜 것인가. 이재명 정부의 연합훈련 딜레마는 결국 한국 외교·안보 노선의 좌표를 어디에 둘 것인가라는 근본 질문으로 귀결된다. 연합훈련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전략의 방향을 드러내는 바로미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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