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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 잘못 먹으면 '사망'...절대 같이 복용하면 안 되는 '조합'
위키트리명절 선물로 인기인 건강기능식품은 이제 일상 속 필수품이 됐다. 성인 10명 중 7~8명이 꾸준히 복용한다는 조사도 있을 만큼 홍삼, 프로바이오틱스, 루테인 등은 익숙한 존재다. 하지만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처럼 만성질환으로 약을 복용 중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건강을 챙기려다 약효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 홍삼, 혈당·혈액 응고에 영향
가천대길병원 가정의학과 서희선 교수는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의 상호작용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인삼·홍삼의 핵심 성분인 진세노사이드는 면역력 증진과 피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혈소판 응고를 억제하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낮추는 작용도 보고돼 있다.
문제는 당뇨병 치료제나 항응고제를 복용 중일 때다. 혈당이 과도하게 떨어져 저혈당이 오거나, 혈액이 지나치게 묽어져 출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당뇨병 약, 와파린,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등과 홍삼 제품의 병용에 주의를 권고한다. 건강기능식품이 약을 보완해 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약효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의미다.

다이어트를 위해 녹차 추출물이나 마테 추출물을 찾는 이들도 많다. 체지방 감소 기능성을 인정받은 성분이지만, 카페인이 적지 않게 들어 있다. 카페인은 심박수를 높이고 혈압을 상승시킨다.
고혈압이나 협심증, 부정맥 환자가 베타차단제를 복용 중이라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가 약의 작용을 상쇄해 혈압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 여러 체지방 감소 제품을 동시에 복용하면 특정 성분 농도가 과도하게 높아져 말초 신경염이나 골절 위험까지 거론된다.
◆ 항암 중이라면 프로바이오틱스도 신중
장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프로바이오틱스도 예외는 아니다. 장내 유익균을 늘려 면역력과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환자에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생균이 혈류로 침투해 균혈증이나 패혈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항암 치료 중이거나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경우, 중심정맥관을 삽입한 환자라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면역억제제 투여 환자에게서 프로바이오틱스 복용 후 균혈증이 발생한 사례도 보고됐다.

간 건강을 위해 많이 찾는 밀크씨슬 역시 무조건 안전하다고 보기 어렵다. 기능성 원료 실리마린이 장내 대사 효소에 영향을 주어 골다공증 치료제 랄록시펜의 체내 농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부작용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여성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할 수 있어 유방암이나 자궁근종처럼 호르몬 민감성 질환이 있는 경우 주의가 요구된다.
뇌졸중 재발 방지를 위해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라면 오메가3도 신중해야 한다. 오메가3 역시 혈액을 묽게 하는 작용이 있어 와파린, 클로피도그렐, 리바록사반 등과 함께 복용하면 출혈 위험이 증가한다. 작은 충격에도 멍이 잘 들고, 수술 전후에는 지혈이 지연될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어디까지나 식품이다. 약과 비슷한 효능을 기대하며 복용을 대신하거나, 여러 제품을 동시에 섞어 먹는 것은 위험하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새로운 건강기능식품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다. 건강을 위한 선택이 오히려 치료를 방해하지 않도록, 궁합을 따져보는 신중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