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8 읽음
[설 특집 지방선거 격전지를 가다] 서울, 탈정치 정원오-대권정치 오세훈 빅매치 승자는?
투데이신문수도권 벨트와 부산·충청은 정권 안정과 보수 진영 재편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호남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과의 경쟁과 통합론이 맞물리며 누가 야권의 진정한 심장부와 적통을 차지할 것인지를 가리는 ‘야권 주도권의 재정립’ 무대가 될 전망이다. 투데이신문은 설 특집으로 6·3 지방선거 전국 5대 격전지 판세를 집중 점검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 의뢰로 지난 9~10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서울시장 적합도 양자대결에서 정 구청장은 지지율 41.1%로 오 시장(30.2%)을 앞섰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8.8%를 얻어 오 시장(30.2%)과 양자대결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뤘다.
당내 경선을 가정한 민주당 후보 적합도 대결에서는 정원오 구청장이 32.2%로 가장 높았고 박주민 의원이 11%로 뒤를 이었다. 이어 △서영교 4.5% △김영배 3.1% △박홍근 3.0% △전현희 2.2% 순이었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박홍근·박주민·김영배·서영교·전현희(출마선언 순서) 의원과 정원오 구청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원외에서는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 대결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23.9%로 선두를 달리고 있어 최종후보가 유력시된다. 그 다음 나경원 의원이 19.1%로 추격중이다. 윤희숙 전 의원과 조은희 의원은 각각 4.2%, 4.0%로 집계됐다.

현재의 여론조사를 토대로 보면 서울시장 선거는 민주당 정원오 구청장과 국민의힘 오세훈 시장의 빅매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의 강점이나 성장배경 등이 완전히 달라 선거도 흥미진진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원오 구청장이 지금까지 언론에 언급한 것을 토대로 볼 때 그의 핵심 선거 전략은 ‘탈 정치’에 있다. 서울시장 선거를 철저하게 정책중심, 성과중심, 능력중심으로 끌고 갈 심산이다. 서울시장이 차기 대권으로 가는 길목이라는 정치권의 오랜 관행을 이번에 확실히 무너뜨릴 기세에 있다.
정 구청장은 11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울시장이 되면 대선에 나가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전혀 생각이 없다. 서울시장이 대권을 바라보는 순간 불행해졌다. 모든 시장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시민만 바라보는 시장이 필요하다. 이제는 시민만 바라보는 시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대권을 바라볼 것 같지 않은 저를 응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울시장은 늘 잠재적 대선주자였다’는 추가 질문에 정 구청장은 “그래서 시민들이 불행한 것”이라고 답했다.
정 구청장이 기회 있을 때마다 정치는 일체 언급하지 않고 오로지 서울시 행정만 언급하는 것은 탈정치 선거전략을 사전에 수립하고 지금부터 일관성있게 밀어붙이는 것으로 보인다. 정원오에게 ‘탈정치’는 자신의 강점인 행정능력을 선거의 주요 프레임으로 자리 잡게 하는 효과와 함께 중앙정치 경험이 없는 ‘정치 신인’의 단점과 불안을 해소시키는 데 적격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정원오 구청장의 기세는 매섭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강남4구의 지지율도 오 시장을 앞서고 있을 정도다. 정 구청장이 왜 대권보다 행정에 집중하는지, 그가 성동구에서 보여준 구체적인 효능감과 연결해 행정 전문가로서 어떤 매력이 있는지, 그 실체를 알리는 것이 이번 선거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최근 서울 민심은 부동산 가격 불안, 교통 혼잡, 교육·복지 문제 등 생활 밀착형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거대 담론이나 이념 대결보다 ‘누가 안정적으로 도시를 운영할 수 있는가’가 표심을 좌우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정 구청장이 ‘대권에 관심없다’는 선언을 반복하는 배경에도 이 같은 계산이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탈정치 전략’이 얼마나 파괴력을 가질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서울은 전통적으로 전국 정치의 흐름과 맞물려 움직이는 도시다. 오세훈 시장처럼 이미 전국 인지도를 갖춘 인물과 맞붙을 경우 오히려 ‘체급 차이’가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의 정치적 확장성을 부정하는 전략이 도시 비전의 축소로 비쳐질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정원오 구청장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선거 전략은 ‘탈정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항하는 오세훈 시장의 대응 전략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서울은 단순한 광역도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국가 경쟁력을 견인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시장의 정치적 영향력이 곧 도시의 위상과 직결된다는 논리를 펼칠 수 있다. 서울시장의 전국적 확장성을 부정하는 건 현실을 모르는 것이라는 식으로 정원오 구청장의 ‘대권 없는 시장’ 구도를 ‘도시 외연을 스스로 좁히는 선택’으로 돌려칠 여지가 있는 것이다.
특히 오 시장은 이미 4선 경력과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인물이다. 중앙정부·국회와의 조율, 재건축 규제 완화, 교통 인프라 확충 등 굵직한 현안을 해결하려면 ‘행정가’보다는 ‘정치적 체급’을 갖춘 리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정원오의 ‘서울에만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오히려 “도시의 외연을 좁히는 선택”으로 역공하는 구도다.
결국 오 시장의 방패는 ‘정치적 무게감’과 ‘성과의 연속성’이다. 서울은 대권의 디딤돌이 아니라 그만큼의 역량을 갖춘 인물이 맡아야 할 자리라는 논리다. 이번 선거는 ‘탈정치’와 ‘대권정치’가 충돌하는 흥미진진한 대결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물론 두 사람 모두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만 성사되는 빅매치다.

그는 특히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단순한 인물 경쟁을 넘어 여권 내부의 대권 구도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며 “이 경우 본선보다 경선이 더 치열한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시장 선거는 ‘탈정치 vs 대권정치’의 본선 프레임에 앞서 민주당 경선이 어떤 권력 구도로 정리되느냐도 흥미진진한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행정가 정원오’가 기세를 잡았지만 ‘박주민이라는 경선 파도’와 ‘오세훈이라는 보수의 본능’을 어떻게 넘어서느냐가 최종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