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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웅의 정문일침(頂門一鍼)] 정명근 화성시장, 대통령보다 한 발 더 나간 '공공 생리대' 공급 제안 신선하다.
아주경제
정 시장은 지난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님의 복지정책, 화성특례시에서 실현됩니다'란 제목의 글에서 "이재명 대통령께서 국무회의와 부처 업무보고를 통해 국내 생리대 가격이 해외보다 약 40% 높다는 문제를 언급했다"며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지방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생리용품 제조 기업들과 간담회를 가졌다"고 전했다.
현재 화성시는 11세부터 18세까지 여성·청소년 전원에게 생리용품을 무상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 생리용품을 사용하는 시민이 약 30만 명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보다 넓은 범위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높은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공공 생리대’ 모델을 고민하게 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점은 단순한 지원 확대가 아니라 구조 자체를 다시 살피려는 시도다. 물류와 유통, 마케팅 과정을 간소화해 개당 100원대 수준의 공급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구상은 복지를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체계의 문제로 바라본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전문가와 기업이 함께 논의에 참여했다는 점 역시 복지가 더 이상 일방적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정 시장이 생산에서 소비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함께 직접 관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정 시장의 이같은 시도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와 부처 업무보고에서 국내 생리대 가격 구조의 문제를 언급하자 관련 정책을 서둘러 모색하며 중앙 정부의 방향을 지역 행정의 제도와 사업으로 이어가려는 차분한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생리용품은 겉으로 보기에는 작은 생활용품일 수 있지만, 인간의 존엄과 건강권, 그리고 기본적인 생활 여건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국내 생리대 가격이 해외보다 약 40% 높다는 현실은 단순한 시장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당연한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기본적 삶의 보장과 국가 책임의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정 시장의 시도 또한 그 연결 과정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라 할 수 있다. 국정이 방향을 제시하고 지방이 생활 속 변화를 만들어내는 구조 속에서 정치의 의미도 보다 분명해진다.
물론 어떤 복지 정책이든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나 형평성, 정책 효과에 대한 검증 같은 과제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완벽한 해답을 찾기 전이라도 시민의 삶을 실제로 바꾸려는 노력이 계속되느냐는 점이다.
국민이 느끼지 못하는 변화는 시책으로서 생명력이 없다. 생리용품 한 장의 가격을 낮추려는 시도처럼 사소해 보이는 내용이라도 시민이 체감해야 효과가 거양된다. 그러려면 삶과 생활의 존엄을 비용보다 앞에 두려는 '발상의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 정 시장의 이번 '공공 생리대' 공급 제안은 이런 측면에서 신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