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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장관, 정보 유출 3000건이라는 쿠팡에 “신뢰 못해”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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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미국 본사인 쿠팡Inc가 쿠팡 해킹 사고를 조사한 민관합동조사단 최종조사 결과를 부정하고 나섰다. 민관합동조사단은 쿠팡 이용자 개인정보 3367만 건, 배송지 정보 1억4805건이 유출됐다고 밝혔지만 쿠팡Inc는 ‘정보 유출은 3000건에 불과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미 쿠팡 한국 법인과 결과를 확인했는데 미국 본사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1일 과기정통부 업무보고를 통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정부 대응을 물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해킹으로 인한 정보유출이 3000여 건에 불과하다는 쿠팡Inc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배경훈 장관은 “3000건이라는 수치는 해커가 서버에 접속해 정보를 직접적으로 빼낸 수치를 말하는 것”이라며 “유출된 정보가 하드디스크에 저장될 수도 있고 클라우드에 올라갈 수도 있다. 쿠팡은 이런 부분은 명확히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배 장관은 “조사단 결과는 쿠팡 한국 법인과 모두 공유하고 합의했다. 합의된 내용을 발표한 건데 미국 본사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며 “자국 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대응하고 있으며, 로비도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쿠팡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쿠팡Inc는 지난 10일 민관합동조사단이 이번 해킹으로 3367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발표하자 입장을 내고 “약 3300만 계정에 대한 접근이 있었지만 실제 (해커가) 저장한 정보는 약 3000건”이라고 주장했다. 쿠팡은 해커가 자료를 직접 탈취한 것만 유출로 보고 있지만, 민관합동조사단은 이와 관련 없이 쿠팡의 통제권을 벗어난 정보는 모두 ‘유출’로 보고 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저장이든 뭐든 떠나서, 시스템 밖으로 나간 건 법적으로도 유출로 해석하고 있다”고 했다.

여야 의원들은 정부가 쿠팡 로비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오는 23일 쿠팡 관련 청문회를 개최한다.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인 쿠팡에 차별적 조치를 하고 있는지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법사위원회는 서한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쿠팡에 대해 강력한 처벌과 막대한 벌금을 요구했고 이후 각종 징벌적 조치가 이어졌다”고 주장하면서 쿠팡에 한국 정부와 관련된 문건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지난 6일 언론에 “이번 청문회는 로비에 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는데, 쿠팡 로비스트로 등록된 타일러 그림은 이번 서한을 발송한 짐 조던 법사위원장의 정책·전략 담당 수석을 지낸 바 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쿠팡의 행태가 가관이다. 자신의 잘못을 감추려 한국과 미국의 통상 마찰까지 불러일으키려 한다”며 “한국 정부는 SK텔레콤과 KT 해킹 사고 당시에도 청문회를 개최하고 위약금 면제까지 이끌어냈다. 한국 정부는 쿠팡을 차별한 게 아니라, 오히려 국내 기업이 역차별을 당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과기정통부도 기민하게 움직여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정부가 나서야 쿠팡 같은 해외 로비 기업이 국익을 흔들려는 시도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쿠팡을 보면) 돈으로 안 되는 게 없다는 말도 나온다. 쿠팡의 로비보다 한국 정부의 대응력이 약하다는 평가도 나온다”며 “(미국 정부와 의회 상대를) 외교부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쿠팡은 한국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으며, 본질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확실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배경훈 장관은 “쿠팡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 지연 신고하고, 자료보전 요청에도 관련 자료를 삭제했다. 이 부분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후속 대응에 나섰으며 외교적 문제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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