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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은 ‘네버엔딩’ 반도체 유치전… 삼성은 어리둥절
IT조선
김 지사는 지난해 2월 투자 그룹 스톡 팜 로드의 자회사인 퍼힐스(FIR HILLS)와 2030년까지 총 15조 원을 투자해 AI 슈퍼클러스터 허브’ 조성 프로젝트를 추진한 이다. 하지만 투자 유치사가 투자 실적이 전무한 ‘깡통회사’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퍼힐스 모회사인 스톡팜로드의 창업자는 구자홍 LS그룹 회장 외아들인 브라이언 구(구본웅)다.
전북 지역은 중앙당 차원의 지원을 이끌어내며 ‘새만금 이전론’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원택 의원은 9일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을 만나 삼성 반도체 실증 공장 유치를 요청했다. 이 의원은 8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도 3조원 규모의 투자를 제안했다.
대구권의 공세도 거세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유영하 의원은 대구가 삼성의 모태라는 상징성과 신공항의 물류 혁명을 결합해 삼성 반도체 공장 유치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용인 산단의 6개 팹 중 2개를 대구로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원도 역시 삼성전자 공장 유치를 위해 ‘원주 반도체 클러스터’ 전략에 매진 중이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2024년 6월 “삼성반도체 공장 유치는 포기가 아니라 이를 포괄하는 클러스터로 가는 과정”이라며 국비 1500억원 투입 계획을 밝힌 적 있다. 2025년 4월에도 한국반도체교육원 착공식에서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을 만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유치 공약을 내세웠다.
용인시는 용인지역 반도체 클러스터의 지방 이전론을 ‘비현실적인 주장’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이상일 경기 용인시장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반도체 산업은 전력과 용수도 중요하지만, 관련 산업의 생태계와 인력, 교통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의 인프라도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 관련 산업단지 조성이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강조하며, 기업에 혼란을 주는 논란을 잠재울 정부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하지만 민간투자가 수도권에 몰리는 현상에는 “앞으로 지역 균형발전은 전기·용수 등이 생산되는 지역에서 가능하다”며 “지금처럼 수도권으로 몰아서 대대적으로 송전탑을 만들어서 전력을 공급하는 방안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용인에 원자력·가스발전소를 만든다는데 몇 개나 만들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정부를 믿고 국민들이 힘을 모아주시면 (지방균형발전의) 거대한 방향으로 (에너지)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적으로도 용인 산단의 정당성은 확인됐다. 서울행정법원은 1월 15일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제기한 산업단지계획 승인처분 무효 소송에서 국토교통부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기후변화영향평가 등에 중대한 하자가 없다고 판단하며, 정부가 추진해 온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계획에 법적 정당성이 있음을 재확인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클러스터 지방 이전 및 공장 유치 주장이 지방선거가 가까워지는 시점까지 지속 이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정치권의 반도체 유치전이 RE100과 지역 균형 발전을 명분 삼아 난립하고 있다”며 “국가 대사인 반도체 산업이 선거용 정치 논리에 매몰되지 않도록 속도와 실행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