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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생 해볼까” 노란봉투법 한달 앞 노무사 학원은 ‘북적’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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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차 직장인 최모(32)씨는 회사 생활과 병행해 공인노무사 시험을 준비하는 ‘직수생(직장을 다니며 공무원, 자격증, 승진 등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을 고민하고 있다. 하루 종일 공부해도 합격까지 2년 이상 걸린다는 말이 부담스럽지만,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노무사의 역할이 크게 늘면서 억대 연봉자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씨는 “인공지능(AI) 발전으로 법조계나 회계 분야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노무사 수요는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공인노무사 학원가 전경.. /이호준 기자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공인노무사 학원가 전경.. /이호준 기자

◇“노무사 과정 가입자 37% 증가”

노란봉투법이 올해 3월 10일 시행을 한 달 앞둔 가운데 노무사 시험 응시자가 역대 최대치를 찍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업들의 노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노무사 시험을 치는 이들이 지속해서 늘고 있어서다.

10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공인노무사 자격시험 지원자는 1만241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2020년 지원자 수(7549명)와 비교하면 5년 만에 약 64% 증가한 수치다. 최종 합격자는 418명으로 합격률은 3.4%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올해 지원자 수가 지난해를 웃돌아 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듀윌 관계자는 “올해 1월 노무사 과정 회원 가입자 수는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고 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근로자의 원청 교섭권을 인정하고, 근로자 지위나 근로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 결정까지 단체교섭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계에서 1년 내내 교섭하다가 끝날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그만큼 노무사의 역할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노무사를 도전하는 수험생은 줄 잇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노무사 시험에 도전하는 연령대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2차 시험 합격자 가운데에는 40대가 28명, 50대가 6명, 60세 이상도 1명 포함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 노무학원 관계자는 “직장인 수험생 가운데 기업 인사팀이나 회계팀에서 근무하다가 노무사로 전문성을 확장하려는 경우가 많다”며 “과거에는 회계 분야 전문직 쏠림이 두드러졌다면, 최근에는 노무사 지원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노무사 시험은 노동법과 민법 등을 포함한 1차·2차 필기시험과 3차 면접시험으로 구성돼 있다. 1차와 2차 시험은 절대평가 방식으로 과목별 40점 이상, 평균 60점 이상을 받으면 합격이다. 1차 시험은 객관식 문항으로 구성돼 지난해 기준 합격률이 약 50%에 달하는 등 비교적 쉬운 편이다.

반면 2차 시험은 논술형으로 출제되며, 최근 5년간 합격률이 7~10% 수준에 머물 정도로 난도가 높다. 2024년에는 2차 시험 합격선을 넘긴 수험생 수가 최소 합격 인원인 330명에 미치지 못해, 합격선 아래 수험생 일부를 추가 합격시키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지난해 9월 3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열린 현대차 노조의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3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열린 현대차 노조의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교섭 폭증 우려 속 기업 노무사 채용

노무사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은 높은 합격 문턱만 넘으면, 노란봉투법에 따라 일감이 충분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노무사 시험을 준비하는 박모(34)씨는 “노란봉투법으로 하청 업체와도 교섭해야 하는 상황에서 AI가 그 역할을 다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라이센스(면허)라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고용노동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판례가 쌓일 때까지 노사 간 갈등이 적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노무 수요가 단기간에 줄기 어렵다는 의미다.

대기업에서 노무 업무를 담당하는 정모(35)씨는 “기업도 노조도 처음 겪는 일이어서 (노란봉투법) 시행 전부터 일복이 터졌다”고 했다.

현장에선 이미 대응 인력을 늘리고 있다. 한국공인노무사회에 따르면,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난해 8월 한 달 동안 노무사를 구하는 요청 건수는 80건으로, 전년 동기(56건)보다 42.8% 증가했다. 포스코를 비롯한 주요 대기업도 공인노무사를 채용하는 공고를 잇달아 냈다.

다만 노란봉투법이 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목소리는 줄지 않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달 발표한 ‘2026년 노사 관계 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2.9%는 “2026년 노사 관계가 2025년보다 더 불안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노사관계 불안의 주요 원인으로는 응답 기업의 83.6%가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갈등 및 노동계 투쟁 증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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