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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방송 날짜 몰랐다”…박나래 측 해명에도 시청자들 시선은 싸늘
리포테라
2025년 12월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한 방송인 박나래가 출연한 디즈니+ ‘운명전쟁49’가 2월 11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제작진은 “편집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9일 공개된 예고편과 포스터 어디에도 박나래의 모습은 담기지 않았다. 사전제작 콘텐츠가 직면한 새로운 윤리적 딜레마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운명전쟁49’는 타로·사주·무속·관상 등 각 분야 운명술사 49명이 미션을 통해 경쟁하는 서바이벌 예능이다. 전현무·박나래·박하선·신동·강지영이 고정 패널로 참여한 대규모 제작물로, 활동 중단 선언 이전에 이미 모든 촬영을 완료한 상태였다. 제작진은 “여러 패널 중 한 명으로 등장할 것”이라며 통편집은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디즈니+ 측의 결정은 한국 방송가에 새로운 화두를 던진다. 편집하지 않겠다는 법적·윤리적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마케팅 단계에서는 철저히 박나래를 배제한 것이다.
이는 계약상 의무 이행과 브랜드 이미지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문제는 이러한 이중 전략이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준다는 점이다.
박나래 측 관계자는 “사전제작 예능이라 구체적 일정을 몰랐고, 활동 중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촬영 당시엔 문제가 없었던 출연자가, 방송 시점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상황. OTT 플랫폼 특성상 수개월간의 후반 작업이 필요한 대형 예능일수록 이런 시차 문제는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전통 지상파와 달리 OTT 플랫폼은 사전제작·일괄 공개 방식을 선호한다. ‘운명전쟁49’도 첫 주 4개 에피소드를 공개한 뒤 4주간 총 10개 에피소드를 순차 공개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는 시청자 몰입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출연자 논란 발생 시 대응이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과거 지상파 생방송이나 주간 편성에서는 논란 발생 시 즉각 하차나 편집이 가능했다. 하지만 수개월 전 완성된 콘텐츠는 예술적 완성도와 제작진의 노력, 다른 출연자들의 권리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49명의 운명술사와 5명의 패널이 함께 만든 프로그램에서 한 명을 통편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디즈니+가 “대규모 경쟁 서사가 핵심”이라며 편집 불가 입장을 밝힌 것도 이런 현실적 이유가 크다.
이번 사례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시사점을 던진다. 사전제작 콘텐츠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출연자 계약 시 ‘논란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조항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또한 제작사들은 촬영 완료 후 방송 전까지의 ‘공백기’ 리스크 관리 매뉴얼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청자들의 시선도 분열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완성된 작품을 편집하는 것은 다른 출연진과 제작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논란 인물을 그대로 방영하는 것은 시청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결국 2월 11일 공개되는 본편에서 박나래의 실제 출연 비중과 시청자 반응이 향후 업계 기준을 정하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전제작과 즉시 공개가 보편화된 OTT 시대, 방송 윤리와 상업적 판단의 접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 ‘운명전쟁49’는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을 넘어, 한국 콘텐츠 산업이 직면한 새로운 윤리적 과제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