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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이런 길 또 없다…58km 전 구간 입장료 '무료', 바다보며 걷는 트레킹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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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반도 해안 둘레길은 역사적 이야기로도 결이 풍부하다. 조선 명종 시대의 풍수지리학자 격암 남사고는 한반도의 지형을 호랑이가 연해주를 향해 앞발을 내뻗는 형상으로 보았고, 그중 호미반도는 호랑이의 꼬리에 해당하는 곳으로 천하의 명당이라 일컬어졌다고 전해진다. 대동여지도를 만든 고산자 김정호 또한 국토 최동단을 확정하기 위해 호미곶과 죽변 용추곶을 각각 일곱 번씩 답사한 끝에 이곳을 최동단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육당 최남선 역시 『조선상식지리』에서 호미곶의 일출을 조선십경 가운데 하나로 꼽으며 그 아름다움을 높이 평가했다.


첫 번째 구간인 ‘연오랑세오녀길’은 일월동 713번지를 시점으로 한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연오랑과 세오녀의 터전을 지나는 이 코스는 약 6.1km로, 보통 걸음으로 1시간 30분 정도면 닿는다. 도구해수욕장과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을 거치며 설화가 남긴 이야기와 해안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어지는 두 번째 ‘선바우길’은 동해면 입암리에서 흥환어항까지 연결되는 6.5km 구간이다. 힌디기, 하선대 등 기암괴석이 이어지고, 선녀가 내려와 놀았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하선대는 이 코스의 인상적인 포인트로 꼽힌다.

해안 둘레길의 풍경은 일출과 일몰 시간대에 특히 또렷해진다. 수평선 너머로 떠오르는 해가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순간과, 낙조가 바다 위로 길게 번지는 시간은 걷는 이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야간에는 달빛이 바다 위에 부서지는 장면을 감상할 수도 있지만, 안전을 위해 손전등이나 헤드랜턴은 반드시 준비하는 것이 좋다.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은 자연이 빚어낸 바위 지형과 동해의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해안 트레킹 코스로, 입장료 부담 없이 사계절 내내 바다의 숨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그래서 이 길은 걷는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포항에서 한 번쯤은 걸어볼 만한 코스’로 꾸준히 이름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