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 읽음
“걱정마라, 하고 싶은대로 해라” 김경문이 그날 김서현을 대전에 불렀던 이유…트레이드? 밥 한끼와 15만원에 담긴 사랑
마이데일리
0
김서현과 김경문 감독./한화 이글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걱정하지 마라.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해라.”

김서현(23, 한화 이글스)이 김경문 감독에게 밥을 얻어먹고 택시비로 15만원을 받은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경문 감독은 힘들어하는 김서현에게 밥 한끼를 사주고 싶었던 듯하다. 그 마음은 2년이 지난 지금도 같을 것이다.
김서현과 김경문 감독./한화 이글스
김서현은 지난 7일 윤석민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에 출연, 김경문 감독이 2024년 6월 부임하고 2군에 있던 자신을 대전으로 불러냈던 얘기를 꺼냈다. 김경문 감독이 부임했을 무렵, 김서현은 투구폼 교정 이슈로 2군에 있었다.

김서현은 당시 두 가지로 던지던 투구폼을 하나로 조정하는 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잘 되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김서현에게 편한 폼으로 던지도록 주문했다. 양상문 투수코치 역시 폼과 커맨드에 부담을 주지 않았다.

김서현이 전체 1순위로 입단, 팀에 특별한 신예인 건 맞다. 그렇다고 해도 김경문 감독이 1군도 아니고 2군에 있는 선수를 따로 챙기는 건 흔한 일은 아니다. 김서현은 김경문 감독의 연락을 받은 직후 트레이드 얘기를 하는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김서현은 “2군 매니저님에게 전화를 받았는데 빨리 대전을 가라고 하더라. 1군 콜업은 아닌데 짐 싸서 그냥 가라고 하더라. 잘못 들었나 싶었는데 대전으로 몸만 가라고 하더라. 트레이드 되는 가보다 싶었다”라고 했다.

그날 한화는 서산에서 2군 경기가 있는 날이어서, 김서현이 곧바로 대전으로 출발하지 못했다. 다소 늦게 대전으로 향했고, 김경문 감독의 방문을 노크했다. 김경문 감독은 “밥은 잘 먹고 다니냐? 차 타라”고 했다.

김서현은 “감독님이 직접 운전을 해줬다. 그때 둘이 밥을 먹으러 가는 걸 알았다”라고 했다. 평소 운전하는 걸 좋아하는 김경문 감독이 아들 뻘인 김서현을 조수석에 태우고 고깃집으로 향했다. 긴장감이 도는 차 안. 마침 차에 기름이 떨어졌고, 김서현은 가까운 주유소를 검색하기도 했다고.

그렇게 어렵게 고깃집에 도착해 고기를 구워 먹었다.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의 고민을 듣고 싶어했다. 김서현은 “고기를 먹고 고민을 말씀 드렸다”라고 했다. 그러자 김경문 감독은 “그런 걱정하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해라”고 했다. “밥 많이 먹고, 잠 많이 자라”고도 했다.

노감독의 격려에 김서현은 긴장감이 눈 녹듯 풀렸다. 식사를 마치니 밤 늦은 시간. 김서현은 서산으로 돌아가야 했다. 김경문 감독은 처음엔 “2군 매니저에게 얘기해서 훈련 하루 빼 줄게”라고 했다. 그러나 생각을 바꿔 “운동 빠지면 안 되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서현에게 현금 15만원을 꼭 쥐어 줬다. 서산까지 택시를 타고 가라는 얘기였다. 김서현은 “택시비 15만원을 받았다. (서산에)도착하니 새벽 12시반이었다”라고 했다. 몸은 피곤했지만, 모처럼 마음은 편안한 하루였다는 게 김서현의 회상이다.

윤석민은 김서현의 얘기를 시종일관 흐뭇하게 들었다. 요즘 세상에 어느 감독이 선수를 저렇게 챙길까. 김경문 감독은 작년에도 김서현을 마무리로 쓰면서 부진할 때마다 기를 세워줬고 감싸 안았다. 본인 속은 썩을 수 있어도 제자가 기 죽는 걸 볼 순 없었다.
2025년 8월 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한화 김서현이 9회말 2사 1.2루서 양상문 투수코치의 조언을 듣고 있다./마이데일리
김서현은 올 시즌 ‘거만하지 말자’라는 목표를 세웠다. 김경문 감독이 준 사랑과 믿음을 잊지 않고 그라운드에서 꼭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 클 듯하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