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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국장 탈출은 지능순’, 유행어 아닌 청년 분노 응축”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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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민수 기자】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상당수 청년 투자자에게 한국 자본시장은 이미 ‘공정하지 않은 운동장’, ‘신뢰하기 어려운 구조’로 인식되고 있다”며 “공정성과 일관성에 대한 신뢰가 축적되면 자본의 선택 역시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청년 세대에 큰 영향력을 가진 유튜버를 만나 자본시장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진짜 속마음’을 비교적 밀도 있게 들을 수 있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국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유행어나 과장된 자조로 치부하기 어렵다”며 “그 안에는 오랜 시간 누적된 실망과 좌절, 분노가 응축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청년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이유도 단순히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해서가 아니라, 손해를 보더라도 공정한 룰이 작동하는 시장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라며 “자본의 이동은 수익률 자체보다 제도와 규칙에 대한 신뢰 여부에 더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최근 국내 증시 지수가 반등하고 있음에도 ‘서학개미’ 현상이 지속되는 배경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짚었다. 그는 “숫자가 일부 개선됐다고 해서 한 번 훼손된 신뢰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렵다”며 “청년 투자자들이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단기 성과가 아니라 시장의 기본 질서와 상식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 여부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최근 주주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중복상장 시도에 정부가 제동을 건 사례를 언급했다. 김 실장은 “개별 사안의 득실을 떠나 청년들 사이에서는 ‘처음으로 투자자 관점에서 내려진 결정’, ‘기존 관행에 실질적인 제동을 건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조치 그 자체보다 이러한 판단이 시장 운영의 방향성으로 읽히기 시작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정책적 선택들이 일정한 방향성을 갖고 축적될 경우 시장과 기업 거버넌스에 대한 인식 역시 점진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의 자본 이동 현상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참고 지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김 실장은 병영 내부에서 감지되는 변화도 언급했다. 그는 “병사 월급 인상 이후 군 복무 기간 중 1000~2000만원 수준의 자산을 형성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장병들 사이에서 주식과 금융 교육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이 단기 수익 추구보다는 제도에 대한 이해와 기본적인 투자 원칙을 갖추려는 흐름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청년 투자자들의 이탈은 시장에 대한 무관심이나 투기 성향의 결과가 아니다”라며 “이들은 현재의 시장 구조와 제도를 일정한 거리를 두고 관찰하고 있는 상태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성과 일관성에 대한 신호가 축적될 경우, 자본의 선택 역시 달라질 여지는 충분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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