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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금반지 전부 녹여서 자식이 가져가겠습니다"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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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부모님의 결혼반지를 녹여 새 반지를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치솟는 금값때문에 근심이 커진 예비부부들이 예물 마련을 위해 대안을 찾고 있다. 금값은 꾸준히 오르다가 지난달 26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천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파리 시내의 한 보석상은 "약혼반지 가격이 거의 배가 됐는데도 예비부부들은 여전히 금과 보석을 원한다"며 "요즘은 부모님과 매장에 함께 와서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부모의 지원을 받기 어려운 이들은 다른 선택지를 찾고 있다. 기존에 갖고 있는 금을 녹여서 예물로 만드는 식이다. 이 보석상은 요즘 고객이 직접 가져온 금으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결혼을 앞둔 한 여성은 약혼자에게 "부모님 결혼반지를 녹여서 새 반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새로 구매하는 것보다 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다.

9캐럿 금이나 준보석, 은같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자재로 눈을 돌리는 사례도 있다. 보석상 뤼카 뮐리에는 현재 고객 중 60%가 은을 선택했는데, 과거 20∼30% 수준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값이 오르면서 영향을 받은 보석 업계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보석 브랜드 소피 다곤의 창립자 소피 르푸리는 "2024년 9월 이후 두 차례나 가격을 인상했는데, 이는 지난 9년간 사업을 하며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또 다른 보석상 뤼카 뮐리에도 가격 인상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마진을 줄여보려 했으나 결국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뮐리에는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9캐럿 금 결혼반지 한 쌍이 600유로(103만원)였다. 지금은 같은 모델에 800유로(138만원)를 받고 있다"며 "당연히 고객들은 실망하고 나는 점점 그들의 예산 기대를 맞추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값 상승의 영향은 프랑스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7~9월 전 세계 금 수요 가운데 보석 부문은 419.2t으로 전년 동기(546.5t) 대비 감소했다.

다만 중고 시장은 호황이다. 올해 들어 금 함량이 높은 고가 보석의 판매가 늘고 있는 추세다.

한 예비부부는 "젊은 부부 사이에서도 빈티지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더 묵직하고 고급스러운 보석을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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