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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나면 문 못 연다'… 중국서 퇴출당한 '매립형 손잡이', 미국도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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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공기역학 효율을 위해 전기차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던 매립형 손잡이가 안전 문제로 인해 퇴출 위기에 놓였다. 중국 정부가 2027년부터 이를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미국에서도 관련 규제 법안이 발의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 중국, 2027년부터 '물리적 손잡이' 의무화
사고로 전소한 샤오미 SU7 울트라. 문이 열리지 않아 탑승자를 구조하지 못했다. / 넷이즈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2027년 1월 1일부터 출시되는 신차에 대해 도어 핸들 설계 변경을 의무화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핵심은 직관적인 물리 버튼의 부활이다. 새 규정에 따르면 모든 차량의 외부 도어 핸들은 어떤 각도에서도 손을 넣어 기계적으로 문을 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내부 도어 핸들 역시 탑승자가 좌석에 앉았을 때 명확하게 눈에 띄는 곳에 위치해야 한다.

이는 최근 히든 도어 핸들이 장착된 전기차들이 사고 후 문이 열리지 않아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현지 매체들은 "매립형 핸들이 사고 후 외부에서 문을 열지 못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 미국, 하원서 'SAFE Exit Act' 발의… "구조대 접근성 보장하라"
미국의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트렌드에 따르면 미국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로빈 켈리(Robin Kelly) 미 하원의원(일리노이주)은 최근 일명 'SAFE Exit Act(안전하고 접근 가능한 기능적 비상 탈출법)'를 발의했다.

이 법안은 전동식 도어 시스템을 갖춘 차량에 '직관적이고 탑승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명확한 표식의 기계식 걸쇠(Latch) 장착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전력이 차단된 비상 상황에서도 구조대원이 외부에서 차량 내부로 진입할 수 있는 물리적 장치를 갖춰야 한다고 규정했다.

모터트렌드는 "아직 다른 의원들의 공개적인 지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법안이 통과될 경우 2년 내에 미 연방 자동차 안전 기준(FMVSS)이 개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유럽도 안전 평가 칼 빼 들었다… 전 세계적 규제 강화
유로 NCAP 충돌 실험 장면. / 유로 NCAP 유튜브 갈무리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안전 기준 강화 움직임이 뚜렷하다. 유럽의 신차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 역시 2026년부터 새롭게 적용하는 안전 프로토콜에 매립형 손잡이에 대한 평가 항목을 신설했다.

새 기준에 따르면 충돌 사고 직후 구조대원이 특별한 도구나 전원 연결 없이 즉시 문을 열 수 있어야 하며, 충돌 후에는 손잡이가 반드시 튀어나와 있거나 즉시 당겨서 열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 사실상 전 세계적으로 매립형 손잡이에 대한 규제 포위망이 좁혀지고 있는 셈이다.

◆ 테슬라가 쏘아 올린 공… 현대차그룹도 '직격탄'
그랜저에 탑재된 내장형 손잡이. / 현대자동차

이번 규제 흐름은 테슬라뿐만 아니라 유사한 방식을 채택한 현대차그룹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주력 전기차인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EV6, EV9을 비롯해 그랜저, 제네시스 G90 등 주요 모델에 내장형 손잡이를 적용하고 있다. 평소에는 문 안쪽으로 숨어 있다가 사용할 때만 튀어나오는 방식으로, 매끄러운 디자인과 공기 저항 감소 효과 때문에 적극 도입해 왔다.

하지만 중국이 안전 기준을 강화하고, 미국도 관련 법을 신설할 경우 기존 설계를 고수하기에는 부담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신차 개발 단계에서는 공기역학적 효율보다는 비상시 탈출 및 구조 용이성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설계 노선을 변경하거나, 국가별 규제에 맞춘 지역 특화 설계를 도입하는 등 대응책 마련이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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