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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성 대표 2년, 점유율은 추락
데일리임팩트
KB자산운용(이하 KB운용)이 ETF(상장지수펀드) 상품 라인업 확대와 전략 다변화에 나섰다. 다만 잦은 조직 개편 속에서 시장점유율 하락과 사업 성과 가시화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KB운용은 지난해 다양한 테마형·인컴형 ETF를 선보이며 상품 경쟁력 강화에 나섰으나, ETF 점유율은 1년 새 0.93%p(포인트) 하락했다. 연임에 성공한 김영성 대표가 올해 사실상 마지막 임기를 맞은 가운데, ETF 점유율 반등과 조직 안정화가 향후 성과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운용은 지난해 ▲RISE 엔비디아고정테크100 ▲RISE 테슬라고정테크100 ▲RISE 팔란티어고정테크100 ▲RISE 동학개미 ▲RISE 미국AI클라우드인프라 ▲RISE 미국S&P500데일리고정커버드콜 ▲RISE 코리아밸류업위클리고정커버드콜 ETF 등을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다.
KB운용 관계자는 딜사이트경제TV에 "지난해 가장 눈에 띄는 반응을 얻은 상품은 미국 AI 밸류체인 기업을 기초자산으로 한 RISE 미국테크데일리고정커버드콜 ETF였다"며 "이와 더불어 미국테크 100개 기업의 기업을 기초자산으로 한 RISE 미국테크100데일리고정커버드콜 ETF도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대표 성장자산에 투자하면서도 월 단위 분배금 수취가 가능하다는 점과 옵션 전략을 단순화한 '데일리고정' 구조를 통해 기초자산 성장과 높은 분배금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했다"며 "시장 변화에 따라 커버드콜 전략 비중을 수시로 조정하기보다 고정된 전략을 유지함으로써 예측 가능성과 신뢰도를 높인 점도 자금 유입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KB운용의 ETF 시장점유율은 소폭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초 7.79%에서 이달 2일 기준 6.79%로 1년 새 0.93%p 낮아졌다. 2024년 초 7.92%와 비교해도 점유율이 줄었다. 2024년 초 7.92%에서 같은 해 6월 7.70%로 하락한 뒤, 2025년초 7.79%, 6월 7.84%로 일시 반등했지만, 2026년 2월에는 6.79%까지 떨어지며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영성 대표는 지난 2024년 초 KB운용 대표 자리에 올라 2년의 임기를 지내고 올해 초 연임에 성공했다. KB금융지주는 통상 계열사 대표에게 2년의 임기를 부여한 뒤 1년을 추가하는 이른바 ‘2+1’ 관행을 유지해오고 있다.
이에 따라 김 대표의 임기도 올해가 마지막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남은 임기 동안 ETF 점유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 대표가 KB운용을 이끌어온 지난 약 2년간 점유율은 뚜렷한 반등 없이 하락과 정체를 반복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김영성 대표는 취임 직후 ETF 사업을 강조하며 ETF사업본부를 신설, 기존 ETF 마케팅본부와 운용본부를 통합했다. ETF사업본부장에는 한국투자신탁운용 출신의 김찬영 본부장을 영입했다. 이후 약 7개월 간 리브랜딩을 통해 ETF 신규 브랜드 이름을 'RISE'로 정하고 ETF 사업 방향과 브랜드 전략의 전면적 개편을 실시했다.
하지만 ETF 리브랜딩 이후 점유율이 떨어지고 3위 자리까지 위태로워지면서 김찬영 본부장은 점유율 하락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영성 대표는 ETF 조직을 다시한번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기존 ETF사업본부 운용실, 상품기획실, 마케팅실 3실 체제에서 새롭게 상품마케팅실 1실로 재편했다. ETF사업본부에는 노아름 본부장을 선임했다.
그러나 이 역시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지난해 11월 다시 한 차례 조직 재정비에 직면했다. 김 대표는 ETF 사업 조직을 운용 기능과 상품·마케팅 기능으로 재분리하고, 각 역할을 전담하는 구조로 개편했다.
이 과정에서 ETF사업을 이끌던 노아름 본부장이 회사를 떠났다. 조직개편 당시 KB운용은 “이번 개편은 기존 인력을 대거 교체하거나 외부 인력을 수혈해 조직을 흔드는 성격이 아니라, 각자의 전문성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한 조정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KB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ETF 사업에 대해 "전반적으로 투자자 니즈를 반영하기 위한 새로운 상품 시도 및 ETF에 첫발을 들이는 투자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많이 드리기 위해 노력을 많이 진행한 해였다"면서 "이러한 시도 가운데 시장의 확대 속도보다 일부 뒤쳐진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 가운데서도 잘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은 테마 ETF와 인컴형 ETF를 균형있게 확장하려고 했던 부분과 단기 유행이 아닌 중장기 투자에 유리한 포트폴리오를 가져가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라며 "앞으로도 연금 계좌 등 중장기 투자에 유리하면서도 투자자 니즈가 잘 반영된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ETF 전략의 핵심 방향은 AI 패러다임 변화와 국내 핵심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KB운용은 AI를 단기 유행성 테마가 아닌 향후 10년 이상 설비투자(CAPEX), 에너지, 통신, 클라우드 전반을 재편할 구조적 변화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AI 인프라 확대와 기술 패권 변화 흐름에 맞춰 관련 상품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주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인프라 투자와 전력 수요 증가 흐름이 유지되는 한, AI 인프라 투자는 여전히 유효한 중장기 테마라는 판단이다.
국내 시장 전략도 병행한다. 코스피 지수가 5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단순 테마형 상품보다는 중장기적으로 핵심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ETF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관련 상품 출시와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높은 배당률 중심의 접근이 아닌, 배당 재투자를 통해 복리 효과를 추구하는 TR(토탈리턴) 구조 상품을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방향성 아래 KB운용은 지난달 20일 올해 첫 ETF로 'RISE 코리아전략산업액티브 ETF'를 선보였다. 정부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 중인 ABCDEF(AI·바이오·문화·방산·에너지·팩토리) 산업군을 중심으로, 시황에 맞춰 매니저가 핵심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액티브 ETF다.
회사 관계자는 "특정 산업을 직접 선택해야 하는 부담 없이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RISE ETF는 투자자 이해도를 최우선에 둔 상품 구조를 차별화 전략으로는 내세웠다. 복잡한 구조를 전문성으로 포장하기보다는, 어떤 자산에 투자하는지와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상품인지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RISE 데일리고정커버드콜 시리즈는 기초자산 추종 비중을 90%로 고정해 성과 예측이 어려운 구조를 최소화하며 투자자 접근성을 높였다.
KB운용 관계자는 "올해 ETF 운용 전반에서도 투자자 니즈 중심의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단순 지수 추종이나 단기 테마 대응을 넘어 ETF가 포트폴리오 내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와 투자 논리를 명확히 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적 성장이 가능한 산업과 실적 기반 테마를 중심으로 중장기 상품을 확대하는 한편, 수익률뿐 아니라 분산 효과까지 고려한 전략형 ETF 발굴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