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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감소에 드러난 ‘캡티브 의존’ 구조
데일리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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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건설부문 본사 전경. (제공=삼성물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하면서 그룹 계열사 발주 물량, 이른바 ‘캡티브 물량’에 대한 높은 의존 구조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동안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관계사의 공사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 역할을 해왔지만, 동시에 계열사 투자 사이클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조적 한계도 함께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3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6% 감소한 수치다.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던 흐름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둔화다.

회사 측은 대형 하이테크 프로젝트의 잇따른 준공이 수익성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건설업 특성상 공사 진행률에 따라 매출과 이익을 인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대형 현장이 준공 단계에 접어들면 신규 매출 인식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5년 준공 현장에는 대형 그룹사 프로젝트가 다수 포함됐다. 삼성전자 평택 P4 Ph2·3(기본도급액 2조3259억원),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GH-Retrofit(4069억원), 삼성전자 NRD-K 프로젝트(1조2630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고수익 하이테크 공사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서면서 실적 기여도가 둔화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하면 2026년에도 2023~2024년 수준의 ‘영업이익 1조원대’ 회복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2026년 역시 삼성전자 평택 P4 Ph4(2조1726억원), 평택 FAB Retrofit(4341억원), 천안 C라인 마감 공사(8848억원) 및 2차 공사(4251억원) 등 대형 현장의 준공이 예정돼 있어, 매출 인식 구조상 공백 구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최근 수년간의 실적 호조 역시 2020년대 초반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그룹 관계사들의 대규모 설비 투자 사이클에 크게 의존했던 결과로 해석된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삼성전자가 2023년 발주를 줄였던 점은 시차를 두고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지난해 실적 둔화로 이어진 주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물론 분위기가 완전히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삼성전자 등이 지난해부터 다시 설비 투자를 확대하면서 향후 수주 여건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계열사 투자 흐름에 따라 실적이 출렁이는 구조 자체는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는다.

실제 수주 구조에서도 캡티브 의존도는 뚜렷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2025년 3분기 기준 전체 진행 공사 기본도급액은 95조64억원이며, 이 중 그룹 관계사 발주 물량은 24조4073억원으로 25.7%를 차지했다. 2024년 말 기준 23.6%에서 비중이 오히려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양날의 검’으로 본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룹 물량은 안정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분명한 강점이지만, 특정 산업이나 계열사 투자 사이클에 따라 실적이 함께 흔들리는 구조”라며 “외부 고객 기반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인식을 반영하듯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실적 IR 자료에서 하이테크 부문의 2026년 경영 목표로 ‘고객·상품·시장 다변화’를 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관계사 발주 물량에 지속 참여하는 동시에 신재생 에너지, 글로벌 디벨로퍼와의 반복 수주, 신규 시장 개척을 병행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캡티브 중심의 성장 모델에서 외부 시장 확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수 있을지 여부가 향후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실적 안정성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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