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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이름인데도 칭찬이 된다…국민 과반이 다른 뜻으로 쓰는 '이 단어'
위키트리
실제로 이런 단어들이 본래 뜻을 넘어 ‘새로운 뜻’으로 쓰이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어원은 전국 15~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국어 사용 실태 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세대별 차이도 뚜렷했다. 두 표현 모두 20대에서 새로운 의미로 쓴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다만 ‘사이다’는 더 이상 젊은 층만의 말로 보기 어려웠다. 60대에서도 50.9%가 ‘사이다’를 속 시원한 상황을 가리키는 뜻으로 사용한다고 답했다. ‘고구마’는 60대에서 38.9%가 새로운 의미로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의미 변화는 단어가 쓰이는 지역에 따라서도 속도가 달랐다. ‘고구마’를 답답하다는 뜻으로 쓴다는 응답은 전국 평균이 50.5%였는데 전라권은 33.9%로 눈에 띄게 낮았다. 국립국어원은 전라권에서 고구마의 방언형으로 ‘감자’를 쓰는 지역적 언어 환경이 새로운 의미 확산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사이다’는 지역별로 큰 차이 없이 비교적 고르게 쓰이는 편이었다.
부정적 의미를 가진 단어가 정반대의 칭찬 표현으로 쓰이는 흐름도 확인됐다. ‘미치다’를 정신 이상 상태가 아니라 ‘아주 대단하고 훌륭하다’는 강한 긍정의 뜻으로 쓴다는 응답이 67%로 나타났다. 국립국어원은 강한 만족감이나 인상적인 경험을 더 세게 전달하기 위해 부정적 단어를 일부러 뒤집어 쓰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감성’도 대표적인 의미 확장 단어로 꼽혔다. 원래는 자극을 느끼는 성질을 뜻하지만 요즘은 ‘감성 카페’처럼 특정 대상이 풍기는 분위기나 느낌을 평가하는 말로 더 자주 쓰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뜻으로 ‘감성’을 사용한다는 응답이 70.2%였다. 특히 제주권과 강원권 수도권에서 관련 표현이 일상적으로 쓰이면서 새로운 의미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에서는 ‘맛집’의 쓰임도 조금 달랐다. 제주 거주 40~60대는 ‘맛집’을 단순히 음식이 맛있는 곳이 아니라 좋은 상품을 만들거나 파는 곳, 수준이 높은 곳을 뜻하는 말로 더 자주 쓴다고 답해 같은 단어도 지역에 따라 의미가 더 넓게 퍼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국립국어원은 이번 조사로 단어의 의미가 시대와 사회 환경에 따라 계속 바뀌고 있으며 그 흐름이 세대와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사 결과를 국어사전 기술과 국어 정책에 반영해 실제 언어생활과 사전 사이의 간극을 줄여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