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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LG인데...유플러스는 ‘협력’ 헬로비전은 ‘갈등’
IT조선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1월 8일부터 인터넷TV(IPTV)인 U+TV 채널번호 0번을 CJ ENM에서 운영하는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채널인 CJ온스타일플러스에 넘겼다. 원래 U+TV 0번은 LG유플러스 계열 라이프 엔터테인먼트 채널인 ‘더라이프’의 몫이었는데 CJ온스타일플러스가 기존 채널 32번에서 0번으로 이동한 것이다.
업계는 이번 채널 변경을 데이터홈쇼핑을 강화하려는 CJ ENM의 포석이 깔려있다고 해석한다. CJ ENM은 최근 T커머스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전격적인 양보가 있었기에 채널 0번을 CJ ENM이 챙길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특히 채널 0번은 IPTV를 켜면 가장 먼저 보이는 채널인데, 시청자 유입 효과가 크고 이는 곧 광고 수익과 직결될 수 있어 CJ ENM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T커머스는 시청자가 리모컨으로 즉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만큼 채널 접근성이 매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용료 분쟁으로 계속되는 냉전
반면 LG유플러스 자회사이자 종합유선방송사업자(케이블TV 사업자·SO)인 LG헬로비전은 한때 같은 그룹 계열사였던 CJ ENM과 '콘텐츠 사용료'(프로그램 사용료)를 놓고 다투고 있다. 콘텐츠 사용료는 SO가 CJ ENM 등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지급하는 프로그램 공급 대가다.
문제의 발단은 LG헬로비전이 지난해 9월 CJ ENM에 감액된 콘텐츠 사용료를 일방적으로 지급하면서 시작됐다. LG헬로비전은 구독자 감소와 경영 악화를 이유로 사용료 인하를 요구했으나, CJ ENM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반발한 CJ ENM은 LG헬로비전에 tvN, Mnet 등 인기 채널의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케이블TV 업계에서 CJ ENM의 채널은 절대적이다. tvN의 드라마와 예능, Mnet의 음악 프로그램은 핵심 콘텐츠로 꼽힌다. 만약 이들 채널이 송출 중단되면 가뜩이나 IPTV에 밀려 고전 중인 케이블TV 가입자 이탈이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중재로 ‘블랙아웃(채널 송출 중단)’ 사태로까지 번지지는 않았지만 양측은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다.
LG헬로비전과 CJ ENM은 공통적으로 “현재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LG헬로비전을 대변하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와 CJ ENM을 대변하는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간의 갈등으로 확전되는 등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업종별 생존 전략 차이가 온도차 만들어
같은 LG 계열사인데도 CJ ENM을 대하는 태도가 극명하게 갈리는 이유는 IPTV와 케이블TV가 처한 시장 환경의 차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가 속한 IPTV 업계는 통신이 본업이다. IPTV는 부가 서비스에 가깝고 최근에는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 중이다. 방송 콘텐츠에서 조금 양보하더라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전체 생태계에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게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반면 LG헬로비전이 몸담은 케이블TV 업계는 방송이 본원 서비스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IPTV에 밀려 가입자가 급감하며 업황이 악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속한 IPTV 업계와 LG헬로비전이 몸담은 케이블TV 업계의 사정이 다르다 보니 계열사 간 분위기가 달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케이블TV는 방송이 본원 서비스인데 업황이 좋지 않아 여기서 더 물러설 곳이 없다”며 “반면 IPTV는 통신이 본원 서비스이고, 최근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 중이라 사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