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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25% 급감에도 배당 약속 지켰다… 현대차가 꺼내든 믿는 구석
위키트리
판매 실적을 뜯어보면 현대차의 체질 개선 노력이 뚜렷하게 감지된다. 글로벌 도매 판매(딜러에게 넘기는 판매량)는 413만 8389대로 전년보다 0.1% 소폭 감소했으나 내용을 채운 건 하이브리드차였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속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는 전년 대비 27.0%나 급증하며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 96만 대 달성을 견인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현대차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미국 연간 도매 판매 100만 대 고지를 밟았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앞세워 현지 수요를 적극 공략한 전략이 주효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아이오닉 9과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등 신차 효과에 힘입어 1.1% 성장한 71만여 대를 판매했다.
문제는 4분기였다. 10월부터 12월까지의 실적은 대외 리스크가 기업 수익성에 얼마나 즉각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4분기 매출은 46조 83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늘어나며 선방했으나 영업이익은 1조 6954억 원에 그쳐 1년 전보다 39.9%나 급락했다. 영업이익률은 3.6%까지 떨어졌다. 회사 측은 선제적인 컨틴전시 플랜(비상 대응 계획)을 가동했음에도 불구하고 25%의 관세율이 적용된 재고 물량이 판매되면서 수익성 방어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연말 물량 소진을 위한 글로벌 인센티브 증가와 일회성 비용까지 겹치며 매출 원가율이 83.3%까지 치솟았다.
현대차는 올해 경영 환경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주요 시장의 성장률 둔화와 신흥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2026년 판매 목표를 415만 8300대로 설정했다. 이는 공격적인 확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방점을 찍은 수치다.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1.0~2.0%로 보수적으로 잡았으나 영업이익률은 6.3~7.3%로 제시해 수익성 회복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주주환원 정책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수준에서 결정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지배주주 순이익이 25% 가까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말 배당금을 주당 2500원으로 책정해 연간 배당금 1만 원 약속을 지켰다. 실적 부침과 관계없이 주주와의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와 함께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약 4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임직원 보상이 아닌 오직 주주가치 제고만을 목적으로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외 변수로 인한 수익성 하락을 인정하면서도 믹스 개선과 유연한 판매 전략을 통해 매출 성장을 이뤄낸 점을 강조했다.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멈추지 않고 주주 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것이 현대차의 공식 입장이다. 불확실성의 파고가 높아지는 2026년, 현대차가 제시한 수익성 회복 목표와 미래 기술 투자가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