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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TV, WIFI, 금주, 금연 다 못함” 오대산 자연명상마을 옴뷔은 대체 어디?
인포매틱스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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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연결되지 않을 때 비로소 나 자신과 연결된다는 말, 요즘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싶은데요. 현대인들에게 스마트폰과 TV가 없는 삶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역설적으로 그 부재가 완벽한 휴식을 선물하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곳은 강원도 평창의 깊은 숲속, 디지털 디톡스를 선언하며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는 오대산 자연명상마을 옴뷔입니다. 냉장고 소음조차 들리지 않는 이곳에서 누리는 특별한 고립, 지금부터 하나씩 소개해 드릴게요.
오대산 자연명상마을 옴뷔에 들어서는 순간,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문명의 이기들과 잠시 이별하게 됩니다. 객실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없는 것들의 목록이에요.

TV도, 냉장고도, 심지어 무선 인터넷(Wi-Fi)도 없습니다.

처음에는 적막함이 어색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게 되지만, 이내 창밖으로 들려오는 바람 소리와 새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마법 같은 경험을 하게 되죠.

이곳은 철저하게 비움을 지향

합니다. 차가운 음료를 보관할 냉장고가 없기에 미지근한 물 한 잔의 소중함을 느끼고, 자극적인 영상 매체 대신 내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게 만들죠. 마을 전체가 금주와 금연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몸과 마음을 정화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은 없습니다.

술기운이나 담배 연기 대신 숲이 뿜어내는 맑은 피톤치드를 허파 깊숙이 들이마시다 보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맑게 개인 듯한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객실은 전체적으로 나무 소재를 활용하여 따뜻하고 정갈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객실 한쪽에 마련된 전용 명상 공간이에요. 도톰하고 편안한 방석이 깔린 이 공간은 오로지 사색과 명상을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통창 너머로 시시각각 변하는 오대산의 풍경을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디지털 디톡스의 시간이 되죠.

준비해온 책을 읽거나 차 한 잔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

입니다. 세면도구 중 치약과 칫솔은 구비되어 있지 않으니 개인 물품을 미리 챙겨와야하지만, 호텔식의 묵직하고 폭신한 침구는 그런 수고로움을 잊게 할 만큼 안락한 숙면을 보장해 줍니다.

인위적인 소음이 차단된 공간에서 누리는 깊은 잠은, 그 어떤 보약보다도 강력한 회복력을 발휘합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창가로 스며드는 햇살이 깨워주는 평화로운 감각은 옴뷔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입니다.
숙박 요금에 정갈한 조식과 석식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오대산 자연명상마을 옴뷔가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식당 수다뜰에서 제공되는 식사는 육류를 배제한 채식 위주의 건강 식단으로 꾸려지는데요. 평소 자극적이고 기름진 배달 음식에 길들여진 우리 몸에 미안함을 씻어내 주는 정화의 시간입니다.

오대산에서 나고 자란 신선한 산나물과 담백하게 끓여낸 국, 소화가 잘되는 죽 등은 먹는 내내 속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고기가 없어서 허전하지 않을까 걱정할 수도 있지만,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깊은 풍미에 금방 매료

되실 거예요.

식사 후에는 자신이 사용한 그릇을 직접 정리하며 '공양'의 마음가짐을 배워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입니다. 배를 가득 채우는 포만감보다, 내 몸에 좋은 영양분을 정성스럽게 채운다는 느낌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지 이곳에서 식사를 해보시면 금방 깨닫게 되실 겁니다.
마을 내부의 조경도 훌륭하지만, 옴뷔의 진정한 가치는 주변 환경과의 연결성에 있습니다. 마을 산책로를 따라 자연스럽게 천년 고찰 월정사와 평창 가볼 만한 곳의 하이라이트인 전나무 숲길로 발걸음이 이어지는데요. 하늘을 찌를 듯 곧게 뻗은 전나무 사이를 천천히 걷다 보면, 일상의 고민은 어느새 저 멀리 사라지고 오직 발바닥에 닿는 흙의 질감과 시원한 숲의 공기만 남게 되죠.

마을 내에서 운영하는 요가나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는 것도 추천해드려요. 전문가의 지도 아래 호흡을 가다듬고 몸을 이완시키는 과정은, 굳어있던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다도 체험을 통해 차 한 잔에 담긴 고요를 맛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렇게 숲길을 걷고 프로그램을 즐기다 보면, TV나 스마트폰이 없어서 심심할 것 같다는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오히려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가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오대산의 품은 깊고 따뜻하니까요.

(본문 사진 출처:ⓒ한국관광콘텐츠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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