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1 읽음
‘초코파이 절도’, 앞으로는 피해자가 처벌 원해도 기소유예 가능해진다
조선비즈
1
초코파이. /뉴스1
초코파이. /뉴스1

지난해 사회적 논란이 된 이른바 ‘초코파이 절도 재판’이 앞으로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재산 피해가 적은 범죄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적정한 처분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검찰청은 30일 ‘경미재산범죄 처리 지침’을 제정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재산 피해가 적은 범죄 수사시 유의사항과 형사처벌 필요성 기준 등을 정한 지침이다. 형벌권 발동에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각계의 지적을 받아들이고, 국내외 여러 입법 사례를 검토해 마련했다.

지침에서 경미재산범죄는 절도・횡령 등 일부 재산범죄 중에서 피해품이 식료품 등 소비성 재화이고, 피해 금액이 극히 경미한 경우로 정했다. 피해 금액을 산정할 때는 피의자, 피해자 측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판단하도록 했다.

또 대검은 경미재산범죄를 수사할 때 고의 여부를 엄격히 판단해 억울한 피의자가 생기지 않도록 했다. 재판 과정에서 범행 고의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는 사례가 잦다는 점을 고려했다.

대검은 경미재산범죄를 저질렀더라도 형사 처벌 필요성이 크지 않거나 범행 동기에 참작할 사유가 있고, 재범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해도 기소유예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했다. 또 피의자가 장애인, 기초생활수급권자, 취약계층이면 유리한 양형 요소로 적극 반영하도록 했다.

다만 피해자의 의사가 무시되지 않도록 경미재산범죄를 저지른 피의자를 기소유예 처분하기 전 피해자 진술을 원칙적으로 청취하도록 했다. 이 밖에 형사조정, 검찰시민위원회 등 일반 국민으로부터 의견을 듣는 절차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검 관계자는 “지침 시행으로 경미재산범죄 사건에서 개별 사안의 구체적 특성을 고려한 유연한 사건 처리가 늘어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처분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미재산범죄는 지난해 40대 남성 A씨가 협력업체 사무실 냉장고에서 초코파이 등 1050원어치 간식을 꺼내 먹었다가 절도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계기로 논란이 됐다. 검찰은 A씨가 범죄 전력이 있었던 점을 고려해 재판에 넘겼다.

1심에서는 A씨에게 벌금 5만원을 선고했다. 그런데 이 사건이 널리 알려지고 큰 비판을 받자, 검찰은 시민위원회를 개최해 의견을 들은 뒤 2심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선고유예를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2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초코파이 등을 꺼내 간다는 범행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이 사건 이전에는 보안업체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간식을 먹은 것이 문제가 된 적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사건은 이재명 대통령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업무보고에서 “피해가 매우 사소해 처벌 가치가 없는 경미한 범죄라면 기소하는 대신 이를 처분할 다른 제도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초코파이 1000원짜리 절도 사건은 왜 기소한 것이냐”라고 했다.

그러자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피해 회사의 처벌 의사가 매우 강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소권 행사 기준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