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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 추진 ‘숨고르기’ 마무리… ‘정청래 리더십’ 본격 시험대
시사위크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주를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 추모 기간으로 지정한 가운데, 오는 31일 이 전 총리 영결식이 엄수되며 추모 기간도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주부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논의가 다시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 별세 전까지 합당 추진을 두고 당 안팎에서 진통이 있어 왔던 만큼, 당내에선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합당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최대 관건이라는 말이 나온다.
◇ 내주부터 ‘합당 추진’ 논의 본격화 전망
지난 25일 이 전 총리가 별세한 후 민주당은 이번 주를 추모 기간으로 지정하며 애도에 집중해 왔다. 정 대표가 이 전 총리 장례식장에서 상주 역할을 하면서 지난 28일과 30일 공개 최고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았고, 28일 비공개 최고위와 29일 국회 본회의 일정 등만 소화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이 전 총리 별세 전까지 지속되던 ‘합당 추진’을 둘러싼 진통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였다. 하지만 이 전 총리 영결식이 오는 31일 엄수되는 만큼, 내주부터 민주당에선 다시 합당 추진 논의에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이번 주를 합당 추진에 대한 ‘숨 고르기’ 기간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통화에서 “(이 전 총리 별세 후) 숨 고르기하고 (합당 추진에 대해) 객관화해서 볼 수 있는 시간이 된 것”이라며 “내부에서 갈등이 표출되지 않고 합리적으로 조정될 가능성도 생긴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합당 추진 문제가 당 안팎에서 적잖은 진통이 있었던 만큼, 이를 둘러싼 갈등이 가라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당내에선 정 대표의 전격적인 ‘합당 제안’ 발표로 내홍이 확산된 상태였고, 추모 기간에도 개별 의원들 사이에선 비판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직전까지 최고위원을 지낸 한준호 의원은 28일 SBS 라디오에 나와 “저는 원래 민주 진영이 대통합해야 한다는 주의자”라면서도 “(합당 추진에 대한) 시기·속도·방법상 너무 거칠다는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대표) 행위 자체가 그런 의심을 불러온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김민석 국무총리도 사실상 정 대표의 방식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 총리는 27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삼프로 TV’ 인터뷰에서 정 대표의 전격적인 합당 제안에 대해 “그날, 그런 방식으로 발표될 거라는 것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점에, 그런 방식으로 제기돼서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당내에선 갈등을 뒤로하고 통합에 매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합당 제안 시기를 두고 갈등을 길게 이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황 의원은 전날(29일) BBS 라디오에 나와 개인 의견을 전제로 “조국혁신당의 독자적인 가치·비전 등이 담기려면 조국 대표가 공동대표로 참여해야 만이 그것이 유지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조국 대표가 즉각 ‘강력 경고’를 하며 논란 차단에 나섰지만, 민주당 내에선 유감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30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에선 여러 상황상 합당 문제는 논의조차 시작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조건과 공동대표가 거론되는 것, 민주당 당 명칭 사용 불가, 저는 내용과 시점 모두 분명히 잘못됐다고 본다”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합당에 찬성하는 박지원 의원도 “김칫국부터 마시면 통합은 물 건너간다. 민주·혁신 양당 통합은 양당 공히 당내 소통 및 절차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국민적 지지가 따라야 한다”며 “당명 바꾸자? 조국민주당 혹은 민주혁신당? 으로 하자는 건가. 공동대표제로? 다행히 혁신당에서 경고했다지만, 이런 것이 구정치”라고 비판했다.
반면 혁신당은 전날 본회의장에서 포착된 민주당 출신 국무위원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고리로 황 의원 발언 논란에 대한 대응에 나섰다. 국무위원은 민주당의 한 의원에게 황 의원 발언과 관련해 “밀약? 타격 소재, 밀약 여부 밝혀야”, “당명 변경 불가, 나눠먹기 불가”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는 정 대표와 조 대표 간 합당과 관련한 밀약이 있는지 여부를 밝혀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이 메시지에 대해 서왕진 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여권 인사들이 사적 대화에서조차 근거 없는 밀약설을 제기하며 타격 소재를 궁리하는 모습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당 내부의 복잡한 셈법과 분란에 조국혁신당을 끌어들이지 말라. 근거 없는 밀약설로 우당(友黨)의 대표를 모욕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조 대표도 서 원내대표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공감을 나타냈다.
이처럼 당 안팎에서 합당 추진을 두고 진통을 겪는 가운데, 한 초선 의원은 “지도부가 앞으로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진통 문제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합당 추진을 두고 정 대표의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