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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 가족력보다 후천적 유전자 변이가 주원인
헬스라이프헤럴드혈액암은 혈액이나 림프계에 암세포가 생겨 정상적인 혈액세포 생성을 방해하는 질환으로, 발생 부위에 따라 골수계와 림프계로 나뉜다. 문제가 되는 세포의 종류에 따라 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으로 구분되며, 각각의 임상 양상과 치료 접근도 다르다. 다만 공통적으로는 세포 내 DNA에 생긴 암 관련 유전자 변이가 질환의 출발점이 된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유전병은 생식세포 단계에서 이미 유전자 변이가 존재해 가족 내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을 의미한다. 암 가운데서는 BRCA1·2 유전자 변이에 따른 유전성 유방암이나 난소암이 대표적이다. 위암이나 대장암처럼 가족 구성원이 비슷한 생활환경과 식습관을 공유하며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일부 고형암과 비교해도, 혈액암은 가족력보다는 노화와 환경적 요인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천적 암 유전자 변이를 유발하는 위험 요인은 다양하다. 강한 방사선 노출과 같은 물리적 요인, 항암제나 벤젠 등 유독 화학물질 노출, 흡연과 음주, 비만과 운동 부족 같은 생활습관, 그리고 고령에 따른 DNA 손상 축적과 유전자 복구 능력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다발골수종은 환자의 80% 이상이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노인 혈액암으로, 50대 이후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해 고령에서도 활발히 진단되고 있다.
혈액암의 증상은 비교적 비특이적인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빈혈이 있으며, 어지럼증보다는 기운이 없고 숨이 차거나 머리가 맑지 않은 느낌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이외에도 원인 없는 발열과 체중 감소, 잦은 코피나 멍, 출혈 경향, 비장 비대로 인한 복부 불편감, 림프절이 만져지는 증상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서 교수는 “이러한 증상이 평소와 다르게 지속된다면 전혈구 검사로 불리는 기본 혈액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혈액검사는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의 수와 형태를 확인하는 비교적 간단한 검사지만, 수치 이상이 발견될 경우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초기 혈액암을 의심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혈액암은 종양 덩어리 형태로 나타나지 않고 전신을 순환하는 특성이 있어, 크기 측정보다는 혈액검사 수치의 변화 추이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혈색소, 백혈구, 혈소판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났는지, 이러한 이상이 반복되거나 두 가지 이상 동시에 나타나는지를 살피는 것이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특히 멍이 쉽게 들거나 출혈이 잦고, 원인 없는 피로와 발열이 함께 나타난다면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서정호 교수는 “혈액암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질 수 있지만, 치료 성적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항암화학요법과 조혈모세포이식, 최신 면역세포치료까지 다양한 치료 선택지가 있는 만큼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며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