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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인기 사건, 윤석열 정권 여론조작 밝힐 실마리 될까?
미디어오늘
오씨가 지난 2018년 한국대학생포럼(한대포) 대표를 지낸 일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대포는 이명박 정부의 이른바 ‘청년 우군화 사업’ 흐름에 맞춰 출범한 단체다.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이 차명계좌로 어버이연합을 지원하고 어버이연합은 한대포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성장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정경유착’이 확인된 것을 보면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지원을 받아 성장한 청년단체로 한대포 회장이 전경련에 채용되는 일도 있었다.
오씨가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은 건 20대 대선을 약 반년 앞둔 2021년 11월30일, 국민의힘이 지원을 약속한 시민단체 모임 ‘20대 대선불공정방송국민감시단(국민감시단)’ 출범식이다. 감시단은 24개 시민단체로 구성됐는데 이중 대학생공정방송감시단 대표로 오씨가 출범식에 참석했다. 오씨는 이날 “모니터링 운영노하우는 공영방송 모니터를 이어온 지 1년이 된 수도권연합동아리와 대학생공정방송감시단이 제공하는 형태”라며 “신전대협과 대학생공정방송감시단이 연합한다”고 말했다.
당시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정방송감시단장이 국민감시단의 지원을 약속했고, 국민감시단의 대표는 KBS PD 출신인 최철호 현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이 맡았다. 이는 이후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으로 개편했고,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에 불리한 보도를 감시하는 활동을 했다. 이 활동 이후 오씨는 이후 윤석열 대통령실 대변인실에서 근무했다. 오씨와 세종대 선후배 사이인 장아무개씨도 오씨와 대학생공정방송감시단 활동을 했고 역시 윤석열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다.

실제로 오씨는 정보사로부터 1300만 원을 받아 언론사 두 곳(NK모니터, 글로벌인사이트)을 지난해 3월 만들었다. 해당 언론사들이 정보사의 가장업체일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들이 나온 가운데 23일 군이 이 사실을 확인했다.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글로벌인사이트 홈페이지에 시청자미디어재단 배너 광고가 달려 있어, 최철호 이사장이 세금으로 해당 매체를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미디어오늘이 정부광고를 대행하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자료를 확인한 결과 2024년과 2025년 모두 시청자미디어재단은 해당 매체에 광고를 집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특정인터넷 매체에 광고를 집행하지 않고 포털이나 유튜브 등에 광고를 집행하고 있었다. 시청자미디어재단 역시 광고 집행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상당수 우파 단체들이 공신력 있어 보이도록 연관이 없는 곳의 배너를 만들어놓는 관행으로 볼 때 자의적으로 배너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NK모니터는 대체로 북한에 대한 정치·경제·사회 문제를 보도하고 있다. 그러면서 무인기 제작사 에스텔엔지니어링의 대북이사로 있는 김씨가 최근까지 북한팀장으로 있던 한반도청년미래포럼의 소식을 함께 전했다. 김씨가 무인기 사태로 논란이 되자 한반도청년미래포럼은 김씨를 북한팀장에서 신속하게 제명하면서 자신들과 무관한 일이라는 입장을 냈다. 한반도청년미래포럼이 과연 그동안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도 주목할 대목이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오씨의 이러한 행동 역시 여론전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는 북의 도발을 유도하려 한 것으로 외환죄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내란을 도모했는데 북이 도발하지 않자 그냥 비상계엄을 강행했다는 혐의다. 이에 기반해 이번 무인기 사건은 무인기를 날리는 것이 이재명 정부 들어, 민간인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윤씨 외환죄에 대한 ‘물타기’를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오씨는 ‘정보사 지원설’ 관련 보도가 이어지자 지난 22일 문화일보 인터뷰에 응해 채널A에서 했던 주장을 반복했다. 정보사 배후설이나 대북 공작 의혹은 거짓이란 주장인데, 역시 하루만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선 오씨가 채널A에 자발적으로 인터뷰한 이유를 ‘군을 향해 자신을 보호하지 않으면 폭로한다’는 경고메시지로 해석하기도 한다.
군경TF는 오씨의 무인기 침투와 군 정보사 개입에 대해 집중 수사할 전망이지만 여론조작 부분을 깊이 들여다 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국민감시단을 보면 대선 전부터 국민의힘은 언론사 내 우파세력, 각종 관변단체와 관련 인사들을 모아 만들었고 해당 인사 중 일부가 대통령실과 시청자미디어재단으로 갔으며, 일부는 여전히 세금을 받아 여론을 흔들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재명 정부는 아직 윤석열 정부의 언론장악을 비롯한 여론조작 조사에 나서지 않고 있는데, 이번 사건으로 진상규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