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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미국·이스라엘이 혼란 조장”… 경제난 시위에 강경 대응 시사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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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각) 경제난에 항의하는 시위가 보름 넘게 이어지는 상황과 관련해, 사태의 배후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지목하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이란 수도 테헤란./연합뉴스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이란 수도 테헤란./연합뉴스

이날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국영 IRIB 방송을 통한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혼란과 무질서를 조장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폭동 가담자 및 테러리스트와 거리를 두라”고 촉구했다.

그는 “소수의 폭도들이 사회 전체를 파괴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것이 우리의 더 중요한 의무”라며 시위 진압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우려를 품고 있다”며 “우리가 그들과 마주 앉아 걱정을 해소해줘야 할 의무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취임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중도·개혁 성향의 지도자로 평가받아 왔다. 2022년 이른바 ‘히잡 의문사’ 사건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며 이슬람 신정 체제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가운데, 행정 수반 자리에 오른 그가 결국 강경 노선을 분명히 하면서, 향후 시위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마즐리스) 의장도 본회의 발언을 통해 “이란 국민은 무장 테러리스트에 단호히 맞서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고 국영 프레스TV가 전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자신을 공연히 ‘외국 용병’이라고 칭하며 미국 대통령을 기쁘게 하려 조국을 배신하고 다에시(이슬람국가·IS) 조직원으로 변신해 테러 전쟁을 일으키는 이들은 가장 강력한 조치로 응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 정권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사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망상에 빠졌다”고 비난했다. 또 “이란을 공격하는 행동은 역내 모든 미군 기지와 군사 시설, 함선 등을 합법적인 공격 목표물로 만들 것”이라고 위협했다.

앞서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 단체 이란인권(IHR)은 지난달 28일 화폐 가치 급락과 고물가 등 민생 악화에 항의하는 시위가 시작된 이후 최소 192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실제 사망자는 2000명을 넘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란 당국은 지난주부터 인터넷과 통신을 차단하고, 일부 지역에는 신정 체제 수호의 핵심 조직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지상군을 투입하는 등 시위 진압에 집중하고 있다. 외부와의 소통이 막힌 상황에서 일부 시민들은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활용해 왔지만, 최근에는 이 역시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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