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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아프면 장염으로 넘기면 위험… 혈변·체중 감소 동반 시 염증성 장질환 의심
헬스라이프헤럴드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최형일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초기 증상이 비교적 흔한 장 질환과 유사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방치할 경우 장 손상이 누적되고 합병증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기능적 이상이 중심인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나 대부분 일주일 이내 호전되는 급성 장염과 달리, 장 점막에 구조적이고 면역학적인 염증이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설사와 복통이 6개월 이상 반복되거나, 밤에 잠을 깨울 정도의 복통, 혈변이나 점액변, 이유 없는 체중 감소가 나타난다면 단순 증상으로 넘기지 말고 전문 진료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염증성 장질환으로는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주로 대장과 직장에 국한돼 염증이 발생하며, 혈변과 점액변, 잦은 설사가 특징적이다. 염증은 점막층에 국한되고 직장에서 시작해 연속적으로 퍼지는 양상을 보인다. 반면 크론병은 소화관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 염증이 장의 깊은 층까지 침범한다. 이로 인해 복통과 설사뿐 아니라 체중 감소가 흔하고, 장 협착이나 누공, 농양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최근 수년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2024년 기준 약 6만 2천 명으로 2020년 대비 약 28% 증가했고, 크론병 환자 역시 같은 기간 약 36% 늘었다. 명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으나, 유전적 소인에 서구화된 식습관과 환경 변화가 더해져 장내 세균 균형이 무너지면서 면역 반응 이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단은 병력 청취와 혈액·분변 검사, 대장내시경 및 조직검사, 필요 시 CT나 MRI 같은 영상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크론병의 경우 소장 침범이 잦아 캡슐소장내시경이나 소장 조영 검사가 추가되기도 한다. 이러한 검사를 통해 염증의 위치와 범위, 중증도, 합병증 여부를 평가한 뒤 환자 개개인에 맞는 치료 전략을 세운다.
치료의 목표는 염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증상을 조절하고 재발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경증 궤양성 대장염에는 항염증제가 1차로 사용되며, 중등도 이상에서는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생물학적 제제, 소분자 약제 등이 병합 적용된다. 크론병 역시 염증의 정도와 합병증 여부에 따라 약물 치료를 시행하며, 장 협착이나 누공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생활 습관 관리 역시 중요하다. 특히 흡연은 크론병의 발병과 재발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금연이 필수적이다. 가공식품과 고지방·고당분 음식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 등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은 장내 미생물 균형을 깨뜨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최형일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보다는 장기적인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라며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와 전문의 진료를 통해 장 상태를 꾸준히 점검하고, 증상 변화에 맞춰 치료를 조정하는 것이 삶의 질을 지키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