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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치킨 창시자’ 윤종계 맥시칸치킨 설립자 별세
조선비즈8일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해 12월 30일 오전 5시쯤 경북 청도 자택에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1952년 4월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인쇄소를 운영하다 부도를 낸 뒤 1970년대 말 대구 효목동에서 두 평 남짓의 ‘계성통닭’을 시작했다. 고인은 물엿과 고춧가루 등을 사용한 최초의 붉은 양념소스와 염지법을 도입해 신드롬을 일으켰다. 염지법은 맛을 내고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전(前)처리 과정으로, 물에 소금, 설탕, 향신료 등을 녹여 닭을 담그거나 소금과 가루 양념을 닭에 직접 문지르는 방식이다.
고인은 지난 2020년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1980년 양념통닭이 탄생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초창기 두 평 남짓한 점포를 운영하던 시절에 치킨 속살이 퍽퍽해 처음엔 김치를 생각했다. 김치 양념을 아무리 조합해도 실패했다”며 “동네 할머니가 지나가다 ‘물엿을 넣어보라’고 해 그렇게 했더니 맛이 살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양념치킨 개발에 6개월 이상 걸린 것 같다”며 “매일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고 실패하길 반복했다”고 회상했다. 처음에는 ‘손에 (양념이) 묻는다’며 시큰둥한 반응도 있었지만, 이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고인은 1985년 ‘맥시칸치킨’ 브랜드를 본격화했다. 맵고 시고 달콤하다고 해 이름을 지었다. ‘멕시코’에서 이름을 딴 ‘멕시칸치킨’과는 다른 브랜드다.
그는 국내 최초로 닭고기 TV 광고도 시도했다. 당시 MBC 드라마 ‘한지붕 세 가족’(1986∼1994)으로 인기를 끈 ‘순돌이’(이건주)를 모델로 내세웠다. ‘유퀴즈 온 더 블록’에선 “광고 후에 ‘불도저로 밀’ 정도로 돈을 벌었다”고 표현했다.
치킨무를 처음 만든 이도 고인이었다. 치킨과 함께 곁들이기 위해 무와 오이에 식초와 사이다를 넣어 만든 게 지금의 치킨무로 발전했다. 부인 황주영씨는 “치킨무를 먼저 만들고, 그다음에 1980년대 초에 양념통닭을 개발했다”고 기억했다.
고인이 개발한 양념통닭은 업계 표준이 됐고, 1988년 하림과 육계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때 1700여개 체인점을 운영했지만 2003년쯤 문을 닫았다.
황씨는 “당시 독일에서 기계를 들여와서 사업 전환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여러 난제에 부닥쳤다”고 말했다. 2016년 하림지주는 맥시칸치킨의 지분을 인수했다. 김홍국 하림 회장이 옛정을 생각해 고인에게 ‘윤치킨’으로 재기할 수 있는 종잣돈을 건네기도 했다.
고인은 ‘대구 치맥 페스티벌’ 출범에도 힘을 보탰다. 유족으로는 부인 황주영씨와 아들 윤준식씨 등이 있다. 고인은 지난 1일 낮 12시 발인을 거쳐 청도대성교회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