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1 읽음
[비즈톡톡] 외국서 새판 짜는 K뷰티 ‘중고 신인’ 미샤… 로드숍 접고 수출에 ‘올인’
조선비즈한때 길거리에 자주 보였던 미샤 매장은 앞으론 더 찾아보기 어려워지겠습니다. 그러나 미샤의 대표 제품인 ‘BB크림’은 최근 미국 아마존에서 관련 카테고리 판매량 1위에 오르며 화려한 부활을 알리고 있습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샤 브랜드의 운영사 에이블씨엔씨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국내 직영 매장 및 면세 사업 철수를 결의했습니다. 2002년 이화여대 인근에 국내 1호 로드숍을 선보인 이후 23년 만입니다. 지역 기반 고객 일부가 찾는 가맹점 체제는 유지하지만, 본사가 운영하는 직영 매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문을 닫을 예정입니다.
한국 1세대 로드숍인 미샤는 가성비가 좋은 상품을 내세우면서도 이미지 고급화에 성공하며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습니다. 매장도 명동, 강남 등 번화가를 포함해 전국 800여 곳까지 늘었습니다.
그러나 토니모리, 더페이스샵, 스킨푸드 등 경쟁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2010년대에 들어 CJ올리브영으로 대표되는 헬스앤뷰티(H&B) 매장과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떠오르며 침체기를 맞았습니다.
단일 브랜드 매장에 한계를 느낀 에이블씨엔씨는 2000년 기존 매장에 새로운 브랜드를 추가로 입점한 ‘미샤플러스’라는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내세우며 반전을 꾀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등의 악재가 겹치며 오프라인 내수가 침체됐고, 2020년과 2021년 각각 680억원, 224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실적이 크게 악화했습니다. 현재 미샤 매장은 250여 곳만 남아 있고, 이 가운데 180여 곳이 직영점입니다.
오프라인 내수 중심 성장에 한계를 느낀 에이블씨엔씨는 최근 몇 년간 해외 오프라인 유통 채널 확대에 집중하며 사업 구조를 재편했습니다. 현재 에이블씨엔씨는 여러 국가의 유통사들과 납품 계약을 체결하며 일본(약 2만개), 동·서유럽(약 1만9000개)을 비롯해 전 세계 41개 국가의 5만9000여개 매장에 진출했습니다. 내년 1분기에는 미국·캐나다·대만 등에서 코스트코를 비롯한 대형 유통 채널로의 입점도 본격화한다는 구상입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 2020년 총매출 가운데 23.7%에 불과했던 수출 비중은 2021년 46.3%로 급등했고, 2022년 52.6%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습니다. 이후에도 수출 비중은 2023년 55.8%, 2024년 56.5% 등으로 상승했고, 내년에는 국내 오프라인 사업을 대폭 줄여 수출 비중을 75%까지 늘리겠다는 목표입니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부터 틱톡·아마존 등 이커머스도 집중 공략하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회사의 미국 매출은 틱톡샵과 아마존을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배 증가했습니다. 미국 유명 여성 래퍼 카디 비(Cardi B)가 지난 7월 SNS를 통해 미샤의 BB크림을 소개한 것을 계기로 미국 내 인지도가 급증한 덕입니다.
특히 미샤는 지난달 28일~이달 1일 진행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먼데이 기간 아마존, 틱톡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아마존 매출은 전년 행사 대비 127% 증가했는데, 대표 제품인 ‘M 퍼펙트 커버 BB크림’과 ‘M 퍼펙트 커버 세럼 BB크림’의 판매량이 각각 269%, 329% 늘며 매출을 견인했습니다. 두 제품은 각각 아마존 비비크림 카테고리 중 판매량 1위, 2위에도 올랐습니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수년간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비용 구조를 과거 대비 개선했으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주력 제품이 부재했다”면서 “이번 BB크림의 히트로 제품 전략이 크게 개선됐고, 매출이 견조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