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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우거지로 된장국 끓일 때 마늘 안 넣어도 '시원한 맛' 가능합니다
위키트리우거지는 배추 겉잎이지만 겨울을 지나며 속보다 더 단단한 식감과 깊은 맛을 갖게 된다. 특히 12월에 수확한 배추의 우거지는 서리를 맞아 수분이 빠지고 섬유질이 치밀해져, 오래 끓여도 흐물거리지 않는다. 이 시기의 우거지는 기름으로 볶지 않아도 잡내가 적고, 마늘을 넣지 않아도 국물 맛이 텁텁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담백하게 끓일수록 배추 특유의 시원함과 단맛이 또렷하게 살아난다.

육수는 멸치와 다시마만으로 충분하다. 마른 멸치는 내장을 제거해 비린 맛을 없애고, 다시마는 물이 끓기 직전에 건져낸다. 센 불에서 오래 끓이면 국물이 탁해지므로 중불에서 10분 내외가 적당하다. 이 육수가 우거지된장국의 뼈대가 된다. 여기에 된장은 한 번에 많이 넣지 말고, 국물에 풀어가며 간을 맞춘다. 된장은 시판 된장과 집된장을 섞으면 짠맛은 줄고 깊이는 살아난다.

간은 국간장이나 소금으로 마무리한다. 된장만으로 간을 끝내면 국물이 탁해질 수 있어, 마지막에 국간장을 소량 넣어 맛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에 대파를 아주 조금 넣으면 향이 살아나지만, 이것도 선택 사항이다. 최대한 담백하게 먹고 싶다면 파 없이도 충분하다.

우거지는 화려하지 않지만 계절을 제대로 만났을 때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12월 우거지로 끓인 담백한 된장국 한 그릇은, 겨울을 견디는 몸에 필요한 최소한의 위로이자 가장 실용적인 보양식이다. 기름과 마늘을 빼는 순간, 우거지는 오히려 제맛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