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이, 종욱이, 선빈이, 태군이, 성범이…" 선수들 이름 일일이 부르다니, 이러니 모두가 사랑하지…작별은 최형우처럼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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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최형우가 9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2025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병타자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고 있다.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가리는 '2025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투수와 포수, 지명타자,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 외야수(3명) 등 총 10개 부문에 걸쳐 최고의 선수를 가린다./마이데일리삼성 최형우가 9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2025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고 있다.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가리는 '2025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투수와 포수, 지명타자,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 외야수(3명) 등 총 10개 부문에 걸쳐 최고의 선수를 가린다./마이데일리[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최형우(삼성 라이온즈)가 KIA 타이거즈 선수들과 아름다운 작별인사를 나눴다.
삼성은 지난 3일 최형우와 2년 최대 26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처음 프로 유니폼을 입었던 곳에 돌아왔다. 낭만적인 계약이라는 평이 많다.
KIA와 인연도 끈끈하다. 최형우는 2016년 시즌을 마치고 KIA와 4년 100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처음으로 '100억원' 계약 시대를 열었다. KIA 데뷔 시즌부터 4번 타자로 맹활약, 팀에 통산 11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지난 2024년에도 나이를 잊은 활약으로 KIA 'V12'에 힘을 보탰다.
9년간 세월을 보낸 팀과 작별이다. 고향팀이기도 하다. 최형우는 특별할 것 없는 이적이라고 했지만 말과 행동이 달랐다.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어제(3일)도 한 2시간 동안 울었다. 후배들 연락 온 것을 보니 주체가 안 되더라. 답장하고 애들 연락 받아주고 하는 데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삼성 최형우가 9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2025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고 있다.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가리는 '2025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투수와 포수, 지명타자,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 외야수(3명) 등 총 10개 부문에 걸쳐 최고의 선수를 가린다./마이데일리KIA 이범호 감독이 9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2025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최형우를 격려하고 있다.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가리는 '2025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투수와 포수, 지명타자,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 외야수(3명) 등 총 10개 부문에 걸쳐 최고의 선수를 가린다./마이데일리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세심함이 빛났다. 최형우는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41세 11개월 23일의 나이로 최고령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최형우는 "나이라는 단어와 매년 싸우고 있다.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이겨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자신에게 뿌듯하다"고 했다.
이어 "KIA 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려 한다. (양)현종이부터 해서 (고)종욱이, (김)선빈이, (김)태군이, (나)성범이, (김)도영이, (한)준수, (김)호령이, (이)창진이, (정)해영이, (전)상현이, (조)상우, (김)도현이, 다른 팀으로 갔지만 (박)찬호, (최)원준이 (이)우성이까지 전부 다 저에게 고맙다고 하더라. 아니다. 내가 더 고마웠다"고 밝혔다.
나성범의 이름을 부를 때는 감정이 올라왔는지 잠시 말을 멈추기도 했다.
최형우는 "추억이 있으면 그것을 묻고 언젠가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하다 보면 좋게 만날 날이 온다.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하자"며 고개를 숙였다.최형우/KIA 타이거즈최형우/KIA 타이거즈시상식을 마친 뒤 "원래 (선수들) 다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울컥 하는 순간 애들 이름 절반을 까먹었다. 나중에 어떤 기회가 된다면 한 명씩 이름 다 이야기해 주고 싶다"라면서 "후배들과 9년이란 긴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이게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이렇게라도 인사하고 싶어서 마지막으로 이 자리에서 한 것"이라고 했다.
최형우를 따르는 후배가 많은 이유다. 일일이 후배들의 이름을 부르고 챙기는 장면에서 최형우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