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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 폭풍과 조달비용 증가에 직면한 여전사의 2026년 생존전략
데일리안캐피탈사 흑자전환 성공에도 비용 증가 및 소비 여력 악화 가속화
조달원 다변화·디지털화 통한 비용절감·정책지원으로 생존 모색
상반기 카드사 8곳 순이익은 전년대비 18.3% 급감했는데, 가맹점수수료와 대손비용 증가가 발목을 잡았다. 캐피탈사는 할부·리스 중심으로 14.5% 흑자전환을 이뤘지만, 10년 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연체율이 평균 2%대 중반을 기록하는 등 건전성 악화를 드러냈다.
카드 이용 확대에도 불구하고 여전업체의 수익성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대손충당금 부담으로 크게 위축됐다. 전업카드사는 영세 가맹점 우대 수수료율 적용으로 수익 기반이 흔들리며 전체 비용 부담이 가중됐고, 이는 카드론 등 소비자 대출의 건전성 악화와 맞물려 순이익 감소로 직결됐다.
캐피탈업권은 할부금융과 자동차 리스 등 소비자 중심 상품으로 수익 감소를 방어했으나, 여전채 수요 부진 등 발행 여건이 개선되지 않아 자금조달 비용 증가가 불가피했다.
여전업체의 수익성 하락은 건전성 지표 악화로 이어지며 가계소비 여건을 더욱 압박했다. 내수 부진으로 소상공인과 서민층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할부·카드 대출의 부실화가 가속됐다.
소비자들은 연체 부담으로 신규 소비를 억제하게 되고, 이는 무이자 할부나 체크카드 같은 소비 촉진 수단의 효과를 반감시켜 가계 지출 전체를 위축시켰다.
여전업체의 수익·건전성 악화는 소비자금융 순환 고리를 끊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대출을 통한 잠재 수요 창출이 연체 리스크로 되돌아오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이 줄고, 이는 다시 업체 수익 기반을 약화시켜 대출 공급 자체를 위축시킨다. 고용 불안과 체감 물가 상승이 겹친 상황에서 해당 연쇄 효과는 2026년 가계 소비 회복을 저해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여전업체의 조달비용 증가는 향후에도 수익성 개선의 치명적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여전업체의 자금조달 비용 증가는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와 차입금에 70% 이상 의존하는 구조적 취약에서 비롯된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여전채 3년물 금리가 3%대로 급등하는 등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다. 올해 여전업체의 상반기 이자비용만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2026년 카드·캐피탈 여전업권은 가계 소비의 점진적 회복 흐름을 타며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크지만,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민간 소비는 정부의 소비쿠폰과 부양책으로 상반기 활기를 띠겠으나, 고용 시장 둔화와 금리 인하 지연이 가계 지출을 억누르는 핵심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연체 부담이 지속되면서 건전성 압박이 가시화되지 않는 한, 카드사는 PLCC와 모바일 결제 확대, 캐피탈은 할부 상품 다변화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 여전업체는 중장기적으로 조달원 다각화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수익 기반을 재편해야 한다. 무이자 할부 강화와 리스 확대 같은 소비자 중심 상품 개발, AI 기반 신용평가 도입이 비용 절감과 리스크관리를 동시에 달성하는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여전업법의 열거주의를 포괄주의로 전환해 업무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도 시급하다.
여전업체에 적용되는 열거주의는 여전업체가 법률에 명시된 업무만 수행할 수 있도록 엄격히 제한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신상품 개발이나 비즈니스 모델 다변화가 어렵고, 디지털 금융 혁신에도 제약이 크다.
포괄주의로 전환하면 명시되지 않은 업무도 원칙적으로 허용되어, 여전업체가 상황 변화와 소비자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확보된다.
이러한 유연성은 자영업자 대상 채무조정 프로그램 개발과 소비쿠폰 연계 금융상품 출시 같은 혁신적 금융 서비스를 가능케 한다. 이는 금융 소비자 보호와 여전업체의 경쟁력 강화가 균형 잡힌 형태로 이뤄지며, 시장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된다.
결론적으로 카드·캐피탈사는 2025년의 수익·건전성 위기 속에 직면해있다. 2026년에는 조달원 다각화, 디지털 전환 등을 통한 비용 절감, 포괄주의로의 전환 등 정책 지원이 조화를 이룰 때, 여전업체는 다시금 가계 소비 활성화의 선봉장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 / rmjise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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