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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이나 지급됐던 소비쿠폰, 국민들이 가장 많이 쓴 분야는?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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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침체한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약 70%가 외식과 식료품 등 ‘먹고 마시는 소비’에 집중되면서, 억눌렸던 외식 심리가 한꺼번에 폭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지원금 당시 외식 비중이 20%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이번 소비쿠폰은 고물가로 인해 줄였던 외식 욕구를 단기간에 회복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30일 기준 9개 카드사의 정보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신용·체크카드로 지급된 1·2차 소비쿠폰 9조 668억원 가운데 9조 461억원(99.8%)이 사용됐다. 지급 한 달 만에 75% 이상이 소진됐고, 두 달 만에는 90% 이상이 빠르게 사용되며 소비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외식 분야 소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음식점에서는 전체 사용액의 40.6%인 3조 6419억원이 쓰였으며, 마트·식료품 16.0%(1조 4498억원), 편의점 10.8%(9744억원)가 뒤를 이었다. 전체 소비쿠폰 사용액 가운데 67.4%가 사실상 ‘먹고 마시는 소비’에 집중된 셈이다. 이어 병원·약국 8.8%, 학원 3.7%, 의류·잡화 3.6%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지원금과 비교하면 패턴의 변화가 확연하다. 2021년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의 사용처 1위는 마트·식료품(28.6%)였고, 2위는 음식점(22.4%)이었다. 2020년 긴급재난지원금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지만, 올해는 외식 비중이 크게 뛰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난 영향도 있겠지만, 최근 몇 년간 높은 물가 때문에 줄이던 외식 소비가 소비쿠폰 지급을 계기로 한꺼번에 터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소비쿠폰은 골목상권 회복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한 업종의 매출액은 지급 직전 2주 대비 평균 4.93% 증가했으며, 소비자심리지수는 7월 110을 시작으로 11월에는 112.4를 기록해 8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는 단순한 금전 지원을 넘어, 외식업과 소상공인의 매출 회복에 직접적으로 기여했음을 보여준다.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쿠폰이 지급된 이후 저녁 시간대 예약률이 눈에 띄게 증가했고, 평일 저녁에도 매장 방문 고객이 늘었다”며 “그동안 줄였던 외식 수요가 단기간에 몰리면서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마트와 편의점 역시 간편식과 음료, 신선식품 등 먹거리 관련 소비가 크게 늘면서 관련 상품 매출이 함께 상승했다.
이번 소비쿠폰은 외식과 식료품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지만, 교육, 의료, 의류 등 다른 업종에서도 사용이 꾸준히 늘었다. 병원과 약국에서는 8.8%가, 학원에서는 3.7%가, 의류·잡화에서는 3.6%가 사용됐다. 다만 전체 비중으로 보면 ‘먹고 마시는 소비’가 소비쿠폰 효과를 가장 크게 체감한 분야라는 점에서, 향후 정책 설계 시 외식업과 소상공인 지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코로나19로 인해 침체한 골목상권을 되살리는 데 있어 소비쿠폰 같은 직접 지원 정책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보여주는 지표라고 분석한다. 최철 교수는 “소비쿠폰 지급 이후 소비심리와 매출이 동시에 개선된 점은, 소비쿠폰이 단순한 현금 지원이 아니라 지역경제 회복과 외식업 활성화에 실질적인 역할을 했음을 의미한다”며 “앞으로도 경기 부양과 소상공인 지원을 병행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고물가 시대에 억눌렸던 소비 욕구를 풀어주는 역할을 했고, 골목상권과 외식업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국민의 소비심리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단기간에 빠른 사용률과 외식 집중 소비 패턴은 향후 정책 효과 분석과 지원 방안 마련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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