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읽음
[특파원] 엔비디아 "日,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에서 美·中에 뒤처져"
알파경제
0
(사진=파낙)
(사진=파낙)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미국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가 글로벌 로봇 산업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로봇 기술 패권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엔비디아 스마트 머신 사업 총괄 부장인 믈라리 고파라 크리슈나는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예전에 말했던 것과 같은 '로봇 대국'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파낙(6954 JP)과 야스카와(6906 JP) 전기 같은 일본 대기업들이 AI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협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에서는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진단이다.

고파라 크리슈나 부장은 AI가 로봇을 자율 제어하는 '피지컬 AI' 시대의 도래를 강조했다.

그는 "주방이나 간병 현장 등 지금까지 도입이 어려웠던 영역에도 로봇이 확산될 것"이라며 "피지컬 AI 관련 시장이 50조 달러(약 7700조 원) 규모로 팽창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현재 상황을 "피지컬 AI가 'ChatGPT 모멘트'를 맞이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오픈AI의 ChatGPT 등장이 생성 AI의 사회 구현을 가속화한 것처럼, 피지컬 AI도 실용 단계로 도약하는 전환점에 있다는 분석이다.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개발 분야에서 일본의 뒤처진 현실이 두드러진다.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진출 기업 수가 "어마어마하게 많다"고 그는 설명했다.

도쿄에서 개최 중인 '2025 국제 로봇전'에서도 GMO 인터넷 그룹 등이 중국 신흥 기업제 인간형 로봇을 전시하고 있다.

와세다대학 발 인간형 개호 로봇 'AIREC'이나 겐키로보틱스 같은 일본 신흥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 수가 적고 미중의 생태계와는 차이가 있다"고 고파라 크리슈나 부장은 지적했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AI 주도' 산업으로의 전환이 있다. 그는 "20년 전 일본에는 소니의 AIBO나 혼다의 ASIMO가 있었고, 당시에는 하드웨어 중심 개발로 세계를 선도했다"면서도 "로봇 개발이 AI 퍼스트로 바뀌었고, AI를 전제로 설계 개발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일본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그는 일본 기업의 특성에 대해 "한 번 액셀을 밟으면 빠르다"면서도 "변화에 신중한 문화가 있고,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도 인간형 로봇 개발 지연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는 일본의 강점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야스카와 전기나 파낙은 산업용 로봇으로 세계 1, 2위를 다투는 존재"라며 "산업용으로 일본만큼 두꺼운 생태계를 가진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제조 라인이나 공작 기계와 통합된 로봇군을 AI화하는 것으로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노동력 부족과 고령화라는 일본의 과제는 로봇 도입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고파라 크리슈나 부장은 "세계에서도 일본과 중국만이 본격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과제"라며 엔비디아에게 일본 로봇 관련 기업과의 거래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 일본 법인은 2025년 로보틱스 사업부를 설립해 일본 기업과의 협업 체제를 확충하고 있다.

고파라 크리슈나 부장은 "이미 대기업은 AI로 향하기 시작했고, 방향성은 옳으며 나머지는 속도의 문제"라고 평가했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