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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밑으론 안 간다”… 취준생 관심 기업 75% 수도권에 집중
스타트업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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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준비생들이 선호하는 기업의 4곳 중 3곳이 수도권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2020~2025년 동안 구직자들의 기업 콘텐츠 열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학령인구 감소, 지방 소멸 우려 등 국가적 화두가 이어지는 가운데, 청년층의 관심이 여전히 서울·경기권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지역 산업 구조의 불균형이 더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학사 캐치가 조회수 상위 500개 기업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수도권 기업에 대한 열람 비중은 75%였다. 경상도는 12%, 충청도는 9%였고 전라도는 3%, 강원도는 1% 수준으로 제한적이었다. 제주 지역 기업의 열람 비중은 0%로 집계돼 청년층의 관심이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5년간의 변화 폭도 미미했다. 수도권 조회 비중은 2020년 76%에서 2025년 75%로 불과 1%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경상도는 11%에서 12%로 소폭 증가했다. 제조업 기반 지역의 기술·생산직 선호가 조금씩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장의 정서는 더욱 확고하다. 캐치가 지난 5월 취준생 2,7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방 취업 의향이 없다는 응답이 63%였다. 지방 취업 의향이 있다고 밝힌 비율은 37%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지방 취업을 기피하는 이유로는 ‘생활·교통·교육 인프라 부족’이 55%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가족·연인과의 거리(20%) △타지 생활 스트레스(13%) △일자리 부족(6%) △커리어 성장 불리(5%) 순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이 실제로 이동 가능하다고 판단한 범위도 매우 좁았다. ‘서울 내 이동 가능’이라는 응답이 58%, ‘경기 포함 수도권’이 5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중부권(17%), 남부권(10%), 도서지역(3%)로 내려갈수록 응답률이 급감했다.

결국 일자리 선택에서 ‘지리적 제약’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수도권 편중 현상은 산업 구조와도 깊게 연결된다. 대기업, 중견기업, 주요 IT기업 상당수가 서울·경기권에 집중돼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취준생 관심 역시 수도권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Z세대의 직무 선호가 기술·전략·기획 분야로 모이면서 수도권 집중은 더 강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진학사 캐치 김정현 본부장은 “청년층이 수도권 기업에 몰리는 흐름은 생활 인프라뿐 아니라 기업 입지의 집중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며 “지역별로 직무 기회와 생활 여건이 균형 있게 확충된다면 자연스럽게 선택 폭도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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