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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환이냐, 도태냐" 끓어오르는 이커머스 혁신 경쟁… 국회, AI 거버넌스 촉구
스타트업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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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 기술이 전 세계 산업의 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온라인 유통업계의 AI 전환(AX) 전략과 정책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국회에서 열렸다. 단순히 기술 도입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공정한 시장 환경 구축을 위한 '국가적 전략'으로서 AI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관련 규제 정비와 인프라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국회 온라인유통산업발전포럼(대표의원 김성원·허종식)은 지난 12월 4일 'AI 전환과 이커머스 혁신'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고 AI 시대 온라인 유통산업의 발전 방향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포럼에는 김성원, 허종식 대표의원을 비롯해 김장겸, 한지아, 박충권, 이인선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정부 부처 장관 및 산업통상부,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와 산업계, 학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김성원 대표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AI는 유통 방식을 바꾸는 기술을 넘어 소비자에게는 더 안전한 시장, 소상공인에게는 더 공정한 기회, 기업에게는 더 높은 생산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제공하는 국가적 전략"임을 강조하며 AI 전환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허종식 대표의원 역시 "K-온라인유통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AI 혁신을 뒷받침할 규제 체계 정비와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한성숙 중기부 장관 등 정부 및 국회 주요 인사들 역시 축사를 통해 유통산업 AI 전환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 지원 의지를 밝혔다. 주 부의장은 "무분별한 규제로 혁신이 저해되지 않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세심히 반영해 제도를 정비할 것"이라며, AI 기술투자 촉진, 물류시스템 혁신 지원, 중소 판매자 디지털 전환 강화 등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정관 장관은 유통산업이 AI를 통한 비용 절감 및 매출 증대 잠재력이 가장 큰 분야임을 언급하며, 산업 파급효과가 크고 현장 적용성이 높은 AI 과제를 우선 지원하여 유통산업의 글로벌 성장을 돕겠다고 말했다. 한성숙 장관은 온라인 유통이 중소기업의 주요 성장 경로가 되었지만 현장의 어려움이 여전하다는 점을 짚으며, 중소기업이 온·오프라인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판로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포럼의 발제자로 나선 박성호 서울대학교 교수는 AI 전환이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데이터, 조직, 업무 전반을 고도화하는 과정임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AI를 활용한 개인화 추천, 수요 예측, 리테일 미디어 등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I를 활용한 소비자의 문제 해결은 구매 여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면서, 국내 유통산업 역시 데이터 통합, 조직 역량 강화, AI 기반 서비스 혁신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연승 단국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은 토론에서는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학교 교수를 비롯해 SSG닷컴, GS리테일, 컬리 등 산업계 대표 기업과 산업통상부,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들이 토론자로 참여해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했다.

조춘한 교수는 AI의 핵심은 데이터 축적 및 비즈니스 모델화이며, 이를 운영하는 사람의 이해, 윤리, 거버넌스가 산업의 질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개발자 중심이 아닌 마케팅, 물류, MD 담당자를 초점으로 한 AI 설계와 전문가 육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산업계 대표 기업들은 AI 기반 경쟁이 이미 본격화되고 있음을 체감하며 제도적 기반 마련을 강력히 요청했다.

SSG닷컴 장원주 담당은 글로벌 AI 플랫폼의 검색·구매 트렌드에 대응하는 국내 플랫폼의 현실을 소개하며, AI 학습용 크롤링 기준, 데이터 주권 보호, GPU 인프라 지원을 정부에 제안했다. GS리테일 김요한 부문장은 의미 기반 검색, AI 요약 콘텐츠, 비전 AI, 쇼핑 에이전트 등 현장 적용 사례를 제시하며 "쇼핑 에이전트 시대의 리스크 요인에 대한 대비와 관련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컬리 김시광 실장은 AI 선별기 및 자율주행 로봇 도입 사례를 공유하며 "전 구성원의 AI 역량 강화가 핵심"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태희 산업통상부 유통물류과장은 현재 제조업 전 부문의 AX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유통물류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협력 체계를 구축 중임을 설명했다. 김 과장은 "유통 혁신 로드맵을 위한 AI 혁신 방안을 만들어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동 중소벤처기업부 판로정책과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AI 활용 정책 설계와 데이터 활용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으며, 벤처 및 스타트업 육성 차원에서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이번 국회 포럼은 급변하는 AI 기반 유통 환경 속에서 산업 경쟁력, 공정한 시장 질서, 소비자 보호 등 핵심 과제를 균형 있게 점검한 자리로 평가된다. 정부와 산업계, 학계가 함께 논의한 이번 포럼이 온라인 유통산업의 지속 가능한 AI 전환과 안전한 디지털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책적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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