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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가을을 닮았다 /이채
베이지색 체크 남방이
참 잘 어울리던 남자

바람 쌀쌀하게 불어오는 텅빈 거리에
바바리 코트 자락 여미며 깃을 세우던
그 남자는 가을을 닮았다

새벽 별빛보다 더 외로운 눈빛
떨어지는 낙엽보다 더 쓸쓸한 표정
그 남자는 정말 가을을 닮았다

따뜻한 커피 한잔에
비스캣 적셔가며 쓴 미소 건네주는
제법 사랑에 관심도 있어 보이던
그 남자는 언제 보이도 영락없는 가을이었다

하얀 눈같이 희다면 나를 흠모하던
베이지색 체크 남방을 즐겨 입던
그 남자는

그 남자를 닮은 가을날에
눈을 닮은 하얀 이별을 하고

가을은 또 와도
가을을 닮은 그 남자는 또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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