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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사’에서 포커 플레이어, 그리고 국가대표 코치로…최철한 9단의 세 번째 인생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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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이창호 9단을 괴롭히며 ‘독사’로 불렸던 최철한(40) 9단이 이제는 국가대표 코치로 한국 바둑의 미래를 키우고 있다.

공격적이고 빈틈을 놓치지 않는 스타일로 유명했던 그는 응씨배와 국수전에서 이창호를 꺾으며 세대교체의 상징이 됐다. 통산 상대 전적에서도 앞서며 ‘이창호 시대를 마무리한 기사’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세월 앞에 장사는 없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성적이 하락하자 그는 바둑을 잠시 내려놓고 2019년 포커 플레이어로 변신했다. 그러나 결국 “바둑이 더 재밌었다”는 이유로 다시 복귀했고, 올해 1월부터 국가대표팀 코치로 제2의 바둑 인생을 시작했다.
최 코치는 “선수 때부터 지도자가 되고 싶었다”며 “예상외로 출퇴근 생활도 잘 적응하고 있다”고 웃었다. 이어 “내 스타일이 초반부터 압박하는 공격형이었는데, 초중반 운영법을 중심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학습의 중심이 된 현 시대의 바둑 흐름에 대해서도 그는 긍정적이었다. “AI 덕분에 초중반이 약했던 기사들도 새 기회를 얻고 있다. 원성진, 강동윤처럼 베테랑들도 더 오래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커에서도, 바둑에서도 승부 근성을 잃지 않은 ‘독사’ 최철한. 그는 “이제는 최고의 연습 상대이자 스파링 코치가 되고 싶다”며 선수들을 향한 조용한 투지를 드러냈다.

사진=한국기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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