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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트럼프의 진짜 의도는 바로 이것!... 前 삼성 임원의 협상 경험
최보식의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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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식의언론=김진안 전 삼성전자 중동구 지역장 전무]
필자는 삼성전자에 다닐때 이상한 버릇이 있었다.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상상력을 최대한 동원하여 별의별 생각을 하는 거였다. 필자가 평생 워낙 많은 나라에서 별의별 사람들과 협상을 하며 생긴 일종의 버릇이다.

협상 며칠 전부터 잠자기 전에 비행기나 차로 이동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편다. 혹시 거래선의 요구사항이 필자가 예측했던 범위를 벗어나면 어떻게 대응할까? 준비했던 대안에서 벗어나면 어떤 대안을 제시하지?

특히 내가 담당했던 지역과 거래선들이 워낙 예측이 어려운 구 CIS국가들과 아프리카, 그리고 세계 유수의 글로벌 IT업체(애플, M/S, HP 등)이다 보니 맨바닥부터 저 하늘 높이 있는 거래선들까지, CIS의 소비에트식 스타일부터 미국의 최고 기업들까지 온갖 형태의 거래선들을 상대하다 보니 협상 중에 예상 밖의 요구가 튀어나오곤 했기 때문에 상상할 수있는 있는 온갖 변수를 모두 생각해야 놔야 했다.

그러다보니 협상을 끝나고 나면 "별 쓸데없는 걱정을 했네"부터 "미리 준비 안 했으면 어쩔 뻔 했어" 하는 안도감까지 다양했다.

일반적으로 협상 준비는 협상 시간의 3배 이상을 할애하라고 했다. 이는 이론상 이야기고, 중요하고 어려운 상대일수록 직접 협상에 참여하는 내 입장에서는 협상 한 달 전부터 잠도 못 자고 생각과 생각에 골목한다.

핵심은 "거래선이 과연 어떤 예상 밖의 요구를 할 것인가"와 그런 경우 필자는 "미리 어떤 대안을 준비해야 할까?"였다. 고민을 길게, 많이 할수록 거래선의 요구사항은 필자의 예상 문제와 대안 속에 들어가고, 필자는 협상 중 그만큼 여유를 갖고 임할 수 있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상식에 벗어나는 협상 방식을 보며 좀 의아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을 처음하는 초보자가 아니고 두 번째 역임하는 대통령이다. 게다가 그는 부동산업계에서 평생 협상을 밥먹듯 하며 살아왔고 러트닉 상무장관처럼 그를 보좌하는 많은 스태프들이 뉴욕의 월스트리트나 비즈니스 업계 출신의 노회한 협상가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비상식적인 협상의 후유증이 무엇인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인데 왜 이렇게 하는지 의문을 가진 적이 많았다. 일본이나 한국에게 요구하는 5,500억 불 또는 3,500억 불 현금 투자가 그 대표적 사례다..

그리고 관세를 몇 십 프로씩 갑자기 인상하면 미국 내 물가를 자극하여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테고 결국 미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의심을 하는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요구하는 관세율이 너무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졌고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에 따라 수시로 바뀌기 때문이다. 마치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관세율 가지고 장난감 놀이하는 것 같다.

그래서 상상의 날개를 펴보는 것이 ‘혹시 관세인상으로 얻는 이익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 노리는 것이 따로 있지는 아닐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중국이 치고 나오고 유럽은 러-우 전쟁으로 혼돈스러운 이 시국에 전 세계에서 진실로 누가 미국 편인지 모르는 상태가 됐다. 겉으로 미국 편이라고 하며 뒤로는 중국과 러시아에 협력하는 것인데, 실제로 브라질이나 인도가 그렇다. 유럽도 앞에서는 러시아와 맞대응한다면서 뒤에서는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수입하니 전쟁자금을 대주는 것과 같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한미동맹이라 하면서 앞에서는 온갖 아첨을 하면서 돌아서 친중으로 돌아서고 반미를 외쳐댄다. 전통적 동맹조차 이러니 누구를 믿겠는가? 더구나 진보진영에서 반미집회를 하며 온갖 험한 말들을 쏟아낼 때는 방치하다가 반중시위를 하니 대통령이 나서서 "깽판"이니 하는 막말를 하며 법을 제정해서라도 막겠다 하니 겉과 속이 다르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혹시 트럼프 대통령이 진실로 노리는 것은 이참에 각국의 진심을 확인해서 '네편 내편'을 확실히 분별하고 편가르기하는 것이 목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어차피 현 국제정세에서 미국 홀로 유아독존은 어렵고 각 지역별 블록연대 혹은 블록동맹이 필수적이다. 이를 너무도 잘 아는 트럼프 정권은 말뿐이 아닌 진정으로 우리편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각국에 대한 무리한 요구와 관세압박은 각국의 진심을 확인하는 과정에 동원된 도구일 뿐 각국의 진심이 확인되면, 즉 내편일 경우 관세를 15%도 아닌 예전 수준으로 회복시키고 우리편이 아니면 관세를 유지시키는 방식으로 말이다. 사실 우리편이 아니고 적국에 동조하는 나라에까지 낮은 관세를 내게 하는 것은 결국 적의 배를 불리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에 진심으로 우호적인 나라는 시간이 지나면 관세를 정상화시켜 주지 않을까 하는 상상력을 발휘해 봤다. 그리고 군사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끈끈한 동맹수준으로 격상시키지 않을까?

위에서 언급했지만 이런 상상력의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 스태프들이 무리수를 두면서 미국을 멍들게 할 만큼 멍청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확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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